공무원들 ‘흥청망청 송년회’ 대신 이웃사랑

입력 2011-12-05 21:32

“먹고 마시는 송년회 대신 주위 사람들에게 작은 정성을 나누어요.”

회식 위주로 진행됐던 송년모임 문화가 ‘이웃 봉사’로 변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 건축직 공무원 모임인 ‘건전회’ 회원 60여명은 지난 3일 노송동 지역 저소득층과 홀로 사는 노인 20여 가구를 찾아 사랑의 연탄 4000장을 전달했다. 200만원 상당의 이 돈은 회원들이 당초 연말 모임의 식사비로 사용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한 해 마무리를 술과 음식만 즐기기보다는 어려운 이들에게 사랑을 전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져 이같이 형식이 바뀌었다. 이용민(주택과장) 회장은 “직접 연탄을 나르고 나니 더욱 보람이 컸다”며 “앞으로 매년 송년모임은 우리 이름대로 건전하고 이웃을 돕는 행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강서1동 주민센터 직원들도 지난 3일 연말 송년회를 대신해 비하동 창조어린이집에 화장지와 주방세제, 잡화 등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물품은 직원 10명이 매달 1만원씩 모아 구매한 재래시장 상품권으로 마련됐다.

또 대구 동구청 공무원들도 흥청망청 송년회 대신 이웃돕기를 택했다. 동구청은 각 부서별로 행해지는 송년회를 취소하고 그 비용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동구청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거나 기초생활수급자나 저소득층에게 쌀, 연탄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송년회를 통해 동료 간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것도 좋지만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돕는 게 더 의미 있다”며 “내년 초까지 지역 내 어려운 주민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 직원 30여명으로 구성된 ‘행복드림봉사단’은 이날 서울 공덕동 일대 저소득층을 방문해 연탄 3000장을 전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시 공무원과 가족 등 250여명은 오는 10일 서울 정릉3동 일대 저소득층을 위한 ‘사랑의 연탄배달’에 나설 예정이다.

전국종합=김용권 기자 ygk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