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신장이식수술 2000회 돌파… 10년 생존율 89% 달해
입력 2011-12-05 17:47
국내 신장이식 수술의 물꼬를 텄던 가톨릭대 의대 서울성모병원(병원장 황태곤)이 42년 만에 2000회 기록을 세웠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달 16일 만성신부전증으로 투석치료를 받아오던 윤모(40·여)씨의 신장을 절제하고 여동생(37)이 가증한 건강한 신장 한 쪽을 이식하는데 성공, 신장이식 2000례를 돌파했다고 5일 밝혔다. 윤씨 자매는 수술 후 모두 건강을 회복했고 현재 퇴원한 상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신장이식 2000례를 돌파한 의료기관은 이 병원 외에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정도가 있을 뿐이다.
서울성모병원은 명동성모병원 시절이던 1969년 이용각 교수팀이 국내 첫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해 국내 의료계에 장기이식의 물꼬를 튼 병원이다. 그동안 이 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만성신부전증 환자 중 가장 오래 산 이는 1976년 3월 누나가 기증한 신장을 이식 받고 35년 동안 생존하다 얼마 전 타계한 박모씨다. 다음으로 장기 생존한 이는 78년 12월, 형의 신장을 이식 받은 이모(76)씨로, 33년이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건강한 상태다. 1970년대만 해도 신장이식 환자들의 10년 이상 생존율이 45% 수준일 때여서 이들의 30년 이상 생존 기록은 매우 드문 케이스라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철우 센터장은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도 철저한 관리를 받으면 30년 이상 살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난치성 만성신부전증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환자들을 돕는 데 지금까지 쌓은 신장이식 노하우를 모두 쏟아 넣을 각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10년 동안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신장이식 환자 생존율은 1년 이상 97%, 5년 이상 90%, 10년 이상 89%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의 신장이식 생존율 96%(1년), 80.7%(5년), 59%(10년)보다 월등히 높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