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여검사’ 파문… 판검사 6명 소환 검토 추가 의혹 불거지나

입력 2011-12-05 21:41


‘벤츠 여검사’ 이모(36·여)씨가 5일 긴급 체포되는 등 이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창재 특임검사팀이 “한 점 의혹도 없이 투명하고 신속한 수사”를 천명한 뒤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정서 내용들이 검찰수사로 서서히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사건을 둘러싼 법조계의 해묵은 커넥션이 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검찰이 이 사건 진정인 이모(40·여)씨의 진정내용에 거론된 판검사 6명에 대해 소환조사를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부산·경남 법조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모(49) 변호사가 부장판사를 마친 뒤 부산·경남 지역에서 10년 가까이 변호사 활동을 해온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의혹들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최 변호사와 내연관계였던 이씨가 “2억원의 빚을 갚지 않는다”며 최 변호사를 고소하고 대검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발단이 됐다.

이씨는 진정서에서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로부터 받은 벤츠승용차와 법인카드, 500만원대 샤넬 백 등이 사건청탁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조사 결과 최 변호사는 자신과 관련된 2건의 고소고발 사건의 진행상황을 이 전 검사를 통해 수시로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검사는 동료 검사들에게 전화로 확인한 뒤 최 변호사에게 이를 알려줬다. 검찰은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의 법인카드로 항공료 등 700여만원을 사용하고 벤츠 승용차 등 모두 4500만원어치의 금품을 제공받은 것을 확인하고, 이것을 사건 청탁 대가로 판단하고 있다.

진정 내용 중에는 부산지역 법원에 근무하는 A(50) 부장판사와 관련된 것이 있다. 이씨가 지난해 사기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을 최 변호사에게 맡겼고, 최 변호사가 판사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A 부장판사를 통해 ‘무마 로비’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검찰조사에서 A 부장판사에게 전달한 50만원어치 상품권과 100만원 상당의 고급와인을 최 변호사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진정 내용에는 또 최 변호사가 A 부장판사에게 법인카드 사용액수 만큼의 현금을 제공해 ‘카드깡’ 의혹이 있다고 말한 동영상도 포함됐다.

진정서에서는 최 변호사가 또 이씨의 다른 사건 해결을 위해 지난해 9월 이씨로부터 골프채와 명품지갑, 1000만원짜리 수표 등을 받아갔다. 이씨는 최 변호사가 “사건을 맡은 담당검사와 검사장급 간부 2명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부분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은 불 보듯 하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