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세 번째 치아’ 오래 사용하려면… 임플란트 시술 전 주의해야 할 세 가지
입력 2011-12-05 17:48
송년회 시즌이다. 송년 모임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것이 삼겹살, 등심, 갈빗살 등 고지방 음식과 술이다. 그런데 이런 음식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만성 치주염으로 치아가 흔들려 육류를 제대로 씹지 못하고, 술도 삼가야 하는 이들이다.
이렇듯 만성 치주염 등으로 음식물 먹기가 불편하고, 귀중한 치아를 잃을 위기에 놓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반영구 임플란트 시술이다. 임플란트는 만성 치주염 등으로 치아를 잃게 됐을 때 시술하는 최후의 보루와 같은 존재다. 다만 시술비가 고가라는 게 흠.
각종 회식에서 질긴 음식도 맘 편하게 씹어 먹고, 고통스러운 치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받는 임플란트 시술. 값이 비싼 만큼 실패하지 않고 오래 사용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아 문제다. 임플란트 시술의 실패를 막는 데 필요한 몇 가지 주의사항을 소개한다.
1. ‘인스턴트 용어’를 남용하는 치과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국내 임플란트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저마다 자기 자랑을 하는 광고가 넘친다. 그 중에서 한 번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할 곳이 ‘한번에, 즉시, 빨리 빨리, 싸게’와 같이 흔히 인스턴트 식품 선전에 사용되는 표현을 앞세우는 치과다.
목동중앙치과병원 변욱 원장은 “임플란트 시술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빠르고 싸다는 점을 강조하는 치과보다는 ‘안전하게, 완전하게, 오랫동안 사용하게, 부작용 없이’를 내세우는 치과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플란트 시술은 좁은 범위로 본다면 치조골에 인공치근을 심는 수술과 인공치아 보철물을 제작해 장착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넓은 범위로는 잇몸 조직을 튼튼하게 해주는 잇몸 치료와 치열 교정치료 등 시술 전후에 하는 모든 치료 행위가 임플란트 시술에 포함될 수 있다. 결국 이런 치료를 소홀히 하면 실패 위험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변 원장은 “임플란트는 환자마다 시술할 수 있는 조건과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빠르고 저렴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의술”이라고 말했다.
2. 시술 가격보다 의사의 숙련도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임플란트 시술 비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치과 선택 시 가격 비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가격 비교에 치우치다 보면 정작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을 놓칠 수 있다. 임플란트 시술비가 싸다고 진료 수준이 낮은 것은 아니고, 이와 반대로 비싸다고 무조건 진료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다.
따라서 임플란트 시술 치과를 선택할 때는 가격보다는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진단과 치료계획을 치과의사가 직접 짜는지, 재료는 안전한 제품을 사용하는지, 시술할 치과의사의 숙련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먼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임플란트 시술은 인공 치근을 턱뼈에 이식해 치아와 같은 기능을 갖게 하는 고난이도 수술이다. 따라서 이 수술의 성패는 시술 의사의 경험, 즉 숙련도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포샤르치과병원 박태용 원장은 “특히 당뇨병, 고혈압 등과 같은 전신질환이나 치조골의 상태, 연령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은 사람일수록 시술 경험이 많은 치과의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3. 이른바 ‘원데이 임플란트’는 실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시술이 가능한 사람도 소수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바쁜 현대인을 겨냥해 개발된 원데이 임플란트는 치아를 뺀 당일, 임플란트를 심고 임시 보철물(크라운)까지 끼워 하루 만에 임
플란트 시술을 마치는 스피드 치료법이다. 일반적으로 임플란트는 손상된 치아를 뽑고 잇몸 뼈가 완전히 아물기를 기다렸다가 심는 게 원칙이다. 잇몸 뼈가 단단해 뼈 이식을 할 필요가 없고 자연치유가 예상되는 경우에도 발치 후 3∼4개월 뒤 임플란트를 심을 정도다.
만약 치주염으로 치조골이 주저앉은 상태여서 뼈 이식을 해야 할 때는 뼈 이식 후 5개월∼1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임플란트가 단단히 박혀 잇몸 뼈와 한 몸이 되기 위해서는 고정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이 모든 과정을 하루로 단축해 시술한다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처럼 불안하고 위험한 일이다.
박 원장은 “무엇보다 어금니의 경우 인공 치근 위에 임시 보철물(크라운)을 끼워 놓으면 씹는 힘이나 충격을 견디지 못해서 빠질 위험이 있다”며 “더욱이 잇몸에 염증이 있거나 뼈가 약한 사람의 경우 원데이 임플란트가 아예 불가능하거나 억지로 한다고 해도 실패할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