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16개 보 중 9개 누수… 工期에 쫓겨 공사 무리하게 강행

입력 2011-12-05 18:21

4대강 살리기 사업 구간 내 16개 보(洑) 가운데 9개 보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 수계의 모든 보가 포함됐고 전체 보의 절반 이상에서 하자가 발생한 것이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관심사항이어서 건설업계가 신경을 많이 써왔으나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공사를 너무 서두르다 보니 하자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최근 상주보 누수를 계기로 16개 보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한 결과 누수가 발견된 곳은 낙동강 수계의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8개와 금강 공주보 등이다. 낙동강 수계의 8개 보는 모두 누수가 발생했다.

4대강 보 시공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보를 짓는 데는 최소 3년의 공사 기간이 필요한데 이를 2년으로 줄여놨으니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보에서 나타난 누수 현상은 콘크리트가 다 마르기 전 그 위에 다시 타설할 경우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4대강 공사는 수익성이 없는 사업인데 참여를 안 하면 정부에 찍힐까봐 울며겨자먹기로 참여했다”면서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가뜩이나 회사 사정이 어려운데 보수공사까지 건설사 부담으로 해야 할 판이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누수가 물이 스며나와 살짝 비치는 정도의 경미한 수준이어서 보수를 하면 안전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홍형표 4대강 부본부장은 “상대적으로 누수가 많은 상주보는 34개 부위에서 누수가 발생했으나 전문가 진단에서 구조적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됐다”며 “나머지 8개 보는 누수 부위가 1∼4곳 이하이고 그 양도 미미하다”고 해명했다. 앞서 한국시설안전공단은 상주보를 점검한 결과 누수 정도가 경미해 구조적 안전에 지장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보가 준공도 하기 전 누수 현상이 발생한 것은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제대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는 “보는 댐처럼 물을 가두는 시설인데 준공하기도 전에 물이 샌다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물이 새면 겨울철 보 틈새에 있는 물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균열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철저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