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탈 조선왕실도서 12월 6일 모두 귀환

입력 2011-12-05 21:48


일본 궁내청이 소장해 왔던 조선왕실의궤 등 우리 도서들이 6일 드디어 돌아온다. 일제 강점기 일본이 강제 반출한 지 100여년 만이다.

외교통상부는 5일 브리핑을 갖고 “지난 6월 10일 발효된 한·일 도서협정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이달 10일까지 소장 한국 도서를 모두 반환해야 한다”면서 “일본과 실무협의를 통해 나흘 앞당겨 돌려받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이 반출한 우리 도서는 총 150종 1205책으로 지난달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방한 때 대례의궤, 왕세자가례도감의궤, 정묘어제 등 3종 5책을 먼저 반환한 바 있다. 이번에 반환되는 것은 나머지 147종 1200책이다.

도서들은 6일 오후 일본 도쿄 인근 나리타 공항에서 대한항공 2대(KE 702, 704편)에 실려 오후 3시35분과 오후 4시35분쯤 인천공항을 통해 반환된다. 도착한 도서들은 외교부 박석환 제1차관과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 대사가 인수인계 확인 구상서를 교환한 뒤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 취타대 등으로 구성된 행렬단의 환영의전 및 안착식을 거쳐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져 보관된다.

반환되는 도서의 종류는 조선왕실의궤 81종 167책, 이토 히로부미 반출 도서 66종 938책, 증보문헌비고 2종 99책, 대전회통 1종 1책이다. 조선왕실의궤는 1922년 조선총독부가 기증 형식으로 반출한 것이 80종 163책이고, 1종(진찬의궤) 4책은 궁내청이 자체 구입한 것이다. 이와 별도로 국내 소장 조선왕실의궤류 3430책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바 있다.

이토 히로부미가 1906∼1909년 사이에 ‘한·일 관계상 조사 자료로 쓸 목적’을 내세워 반출해간 도서는 규장각본 33종 563책과 통감부 자체 수집 44종 465책 등 77종 1028책이다. 이 중에서 11종 90책은 1965년 한·일 문화재협정에 따라 반환됐으며 이번에 잔여분 66종 938책이 돌아온다. 이들 도서 가운데 이충무공 전서 1종 8책, 국조통기 10책, 무신사적 1책 등 5종 107책은 국내에 없는 유일본으로 추정된다.

증보문헌비고는 우리나라의 역대 문물제도를 정리한 백과사전으로 동국문헌비고를 보강해 정리한 완성판이고, 대전회통은 1865년 편찬된 조선시대 마지막 법전으로 우리 행정법 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소중한 도서다.

문화재청은 조선왕실 도서가 100여년 만에 무사 귀환했음을 알리는 환수 고유제를 13일 오전 11시 서울 종묘 정전에서 개최한다. 이어 도서 특별전을 27일부터 내년 2월 5일까지 고궁박물관에서 열 계획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백민정 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