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공동체 희망을 쏜다-(2부) 사회적 기업을 키우자] ④ KT가 운영하는 어린이 공부방 ‘꿈품센터’

입력 2011-12-05 18:37


올레, IT 꿈동산!… “매일 와서 배웠으면 좋겠어요”

지난달 30일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KT 꿈품센터’. 아이들이 꿈을 품게 하는 공간이란 의미에서 이름 붙여진 이곳은 KT가 덕소 사옥 1층 99㎡(30평) 공간을 리모델링해 지난 4월 남양주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한 곳이다. 남양주에는 현재 52개 지역아동센터가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어린이는 1800여명이다. 이들은 1주일에 한두 번 꿈품센터를 방문해 IT 기기 활용법을 배우고 음악·체육·미술 등 예체능 교육을 받고 있다.

오후 4시가 되자 25인승 미니버스를 타고 온 어린이 22명이 꿈품센터에 도착했다. 이날은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 활용법을 배우는 날. 강사로 나선 IT 서포터스 김경찬씨가 아이패드를 하나씩 나눠 주자 아이들은 익숙한 듯 전원을 켜고 화면에 손가락을 댄 채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씨는 아이패드에서 지도 검색하기, 애플리케이션 활용하기 등을 알려줬다. 교육이 진행된 40분 동안 아이들은 아이패드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전수연(7)양은 “손가락으로 살짝 밀기만 하면 화면 안에 있는 것들이 모두 움직이고 게임, 그림 그리기, 만화 보기도 할 수 있는 게 너무 신기하다”며 “매일 가지고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가은(10)양은 “우리 반에서 아이패드를 직접 써 본 사람은 나밖에 없다”면서 교육이 끝나고도 한참 동안 아이패드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아이패드 활용법 강의는 지난 5월부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다. 김씨는 “처음엔 아이패드가 뭔지도 모르던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보다 먼저 접해봤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알게 되면서 자신감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IT를 통해 새로운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 과정을 지켜보던 이해철 남양주지역아동센터협의회 회장은 “꿈품센터가 문을 연 이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들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졌다”면서 “내년에 KT가 3500만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해 지금보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더 많이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9월 전국 122개 지역아동센터에 모두 366대의 태블릿PC를 기부했다.

전국의 지역아동센터는 3800여개다. 대부분 시설이나 인력이 열악하다. 지역아동센터의 70% 이상은 규모가 30여평대로 30∼40명의 어린이들이 북적대며 생활하고 있다. 음악수업을 할 때면 소리를 줄이기 위해 악기에 헝겊을 덮고 두드리거나 체육 활동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는 등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KT는 지난해 초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로부터 이 같은 사정을 전해 듣고 지역아동센터 환경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 사옥의 유휴 공간을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장소로 활용하는 게 골자다. 이와 함께 지역아동센터와 꿈품센터를 오가는 버스, 올레 TV, 빔 프로젝터 등 각종 물품 및 IT 서포터스 등 인력도 지원하고 있다. 꿈품센터는 지난해 6월 경기 성남지사를 시작으로 현재 서울,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충청도 등 전국 17곳에서 운영 중이다. 올 연말까지 대구와 울산에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현재 꿈품센터를 이용하는 어린이는 2만6000여명에 이른다.

최재근 KT 경영홍보담당 상무는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첨단 IT 기기를 통해 보다 선진화된 교육을 받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KT가 앞장서겠다”며 “향후 많은 아동들이 IT를 통해 세계를 손안에서 접하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꿈품센터 어린이들은 나눔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봉사단을 꾸려 어려운 이웃을 돕기도 한다. KT는 지난 9월 꿈품센터를 이용하는 어린이 100명으로 구성된 ‘올레 어린이 봉사단’을 발족했다. 이들은 한달에 한번 꿈품센터 인근의 독거 어르신을 방문해 도시락을 전달하고 환경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양주=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