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反FTA 억지에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입력 2011-12-05 17:53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론자들의 시위와 일부 판사들의 반(反)FTA 집단행동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FTA 찬성론자들의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외교통상부 공무원과 검사, 그리고 농민단체 회장 등이 “지금은 머리띠를 두를 때가 아니라 후속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각종 시위에 앞장섰던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김준봉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국가 간 협정을 맺어놓았는데 폐기 주장은 가능한 소리가 아니다. 우리는 통상으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FTA를 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심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들을 나무라는 발언이다. 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를 비롯해 법조계의 반FTA 움직임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말도 나왔다. 민동석 외교통상부 2차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투 심판 자격증을 주었더니 한쪽 선수 편에 서서 상대 선수 패고 심판도 보겠다면 공정한가”라고 적었다. 수원지검 안양지청 김용남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법정에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법원 행정처에 두도록 대법원장에게 청원하겠다는 판사들을 겨냥해 삼권분립 원칙을 무시한 초헌법적 발상이라고 받아쳤다.
이들의 말대로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대통령 서명 절차까지 마친 상태인 만큼 반대 시위를 계속하는 것은 아무런 실익이 없다. 그럼에도 반대를 고집하는 것은 정략과 이념에 함몰된 결과라고 하겠다. 현 정권에 타격을 입히고, 나아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비해 반미·좌파 세력의 확산을 꾀하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말이 있지만 FTA 반대론자들의 행태는 너무 편파적이다. 무엇이 진실인지 외면한 채, 상대방 주장이 옳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채 자신들만 선(善)인양 무리지어 떠들어대고 있다. 폭력 행사도 서슴없다. 정부는 이들의 억지에 흔들림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