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실패를 맛봤던 선수들 미래설계 도울 것… 후배들 위한 마지막 의무”

입력 2011-12-05 19:50


“갈 곳이 없었던 선수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또 기존 프로야구와 다른 새로운 야구의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국내 첫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초대 사령탑에 선임돼 4개월 만에 야구계로 돌아온 ‘야신’ 김성근(69·사진) 감독은 5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후배들을 위한 마지막 의무라 생각하고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고양 원더스는 이날 김 감독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2군 감독 중 최고인 연봉 2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한 선수단 운영을 김 감독에게 일임하는 한편 김 감독이 원할 경우 언제든 타 구단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했다. 김 감독은 오는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창단식에서 공식 취임한다.

김 감독은 “고양 원더스의 선수들은 대부분 실패를 맛보았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과거와 상관없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이끌고 싶다. 선수들이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SK에서 경질된 김 감독은 당초 일본 진출을 희망했다. 실제로 일본의 몇몇 구단에서 코치 제의가 오기도 했으나 허민 고양 원더스 구단주의 간곡한 설득에 감독직을 수락했다. 야인으로 돌아간 이후 야구 유망주를 지도하며 고양 원더스의 창단 작업도 도운 김 감독은 “허민 구단주와 한국 야구의 세계화라는 부분에서 의견이 일치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선수 개인이 미국에 진출했으나 이제는 한국팀이 진출할 수도 있고 한국인이 미국 팀을 인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한국이라는 테두리 안에 갇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 허민 구단주와 나의 공통된 생각이다. 어쨌든 그 시작을 고양 원더스가 할 것이다. 최초의 독립구단이라 어려움도 많겠지만 성공적으로 정착시켜서 제2, 제3의 독립구단이 생기는 초석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달 자신의 후임인 SK 이만수 감독에 대해 “예의를 벗어났다”며 직격탄을 날리는 등 여전히 SK와 이 감독에게 앙금을 보였던 김 감독은 “앞으로 나에게 질문은 고양 원더스에 대해서만 해 달라. 손 흔들었으면 뒤돌아 가야지”라며 더 이상의 경질 논란 언급을 삼갔다.

한편 고양 원더스는 김 감독을 보좌할 수석코치로 올 시즌 두산 감독대행을 맡은 김광수 코치를 영입했다. 또 박상열 전 SK 2군 투수코치와 신경식 전 두산 타격코치, 고노 전 소프트뱅크 코치, 곽채진 전 신일고 코치, 조청희 전 한화 트레이닝 코치 등으로 코치진을 꾸렸다. 지난달 트라이아웃을 통해 40여명의 선수를 선발한 고양 원더스는 내년 프로야구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에 참가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