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축구 천하통일… ‘닥공’시대 활짝 열다

입력 2011-12-04 19:26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1 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 지난달 30일 챔피언결정 1차전 2대 1 승리로 이날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 확정되는 최강희 전북 감독이 0-0 상황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정훈을 빼고 공격수 정성훈을 투입했다.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서정진 등 전북의 기존 공격수들이 모두 그라운드에 뛰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수 숫자를 하나 더 늘리는 극단적 공격 축구를 선택한 것이다. ‘타협하는 축구는 하지 않는다’는 전북의 팀 컬러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가 올 시즌 K리그를 제패했다. 전북은 홈 2차전에서 후반 14분 에닝요의 페널티킥 동점골, 후반 23분 루이스의 추가골로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1·2차전 합계 스코어 4대 2를 기록한 전북은 2009년 K리그 우승 이후 2년 만에 다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선제골은 울산이 넣었다. 울산은 후반 11분 루시오의 땅볼 패스를 받은 설기현이 오른발슛으로 전북의 골문을 열었다. 그러나 전북은 2분 뒤 최철순이 곧바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에닝요가 가볍게 성공시켰다. 전북은 후반 23분 공격형 미드필더 루이스가 울산 수비수 사이를 뚫고 오른발슛으로 역전 쐐기골을 넣었다. 울산으로서는 선제골 뒤 곧바로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이 패인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전북 우승이 확정되자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함께 넘어지는 세리머니로 우승을 자축했다. 전북 서포터즈들은 불꽃과 축포를 쏘아올리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에닝요는 1차전 2골에 이어 이날도 1골을 추가하면서 전북이 챔피언결정 1·2차전에서 넣은 4골 가운데 3골을 책임졌다. K리그 역대 최다골(우성용 116골) 타이를 눈앞에 둔 이동국(115골)은 전반 25분 페널티킥을 실축해 기록 경신을 내년 시즌으로 미뤘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그쳐 무관이었던 전북은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K리그 최고의 팀으로 우뚝 섰다. 우승상금 3억원을 받은 전북은 챔피언결정 2차전 승리로 역대 K리그 최다 연속 무패(성남 일화 22경기) 타이 기록(14승8무)도 세웠다. 이날 전주 경기에는 3만3554명의 관중이 입장해 올 시즌 K리그는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후 사상 첫 300만 관중(303만 586명)을 돌파하며 시즌을 마쳤다.

전주=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