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이끈 전북 최강희 감독 “김상식 중원지휘 정상 디딤돌… 신기록위해 이동국에 PK 지시”
입력 2011-12-04 19:19
최강희(52) 전북 현대 감독은 차분하고 겸손했다.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의 K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최 감독 표정엔 큰 변화가 없었다. 최 감독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시상대에 올라가서도 가운데 자리를 선수들에게 양보한 뒤 옆으로 빠지려고 했다.
최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우승의 숨은 공로자는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35)이다. 김상식이 팀내 생활이나 선수들과의 유대관계에서 감독 이상의 역할을 해줬다”면서 공을 선수에게 돌렸다. 최 감독은 이동국의 전반 페널티킥 실축에 대해 “이동국에게 개인 최다골 기록 경신이라는 목표가 있어 경기 시작 전부터 페널티킥 상황이 오면 이동국에게 차라고 했다. 실축했지만 이동국을 선택한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리그 감독 가운데 가장 유머러스한 지도자로 꼽히는 최 감독은 ‘그런데 왜 후반 두 번째 페널티킥은 에닝요에게 차라고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자 “(0-1로 지고 있어서) 저도 급하니까”라고 재치있게 받아쳤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2.23골로 역대 팀 최다 평균 득점 기록을 세운 최 감독은 “우승컵 자체보다는 진정한 명문 구단으로 발전하는게 중요하다. 더 좋은 팀이 되기 위해 내년 시즌에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05년 7월 전북 지휘봉을 잡은 뒤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K리그를 제패한 최 감독은 소탈한 면모 때문에 전북 팬들에게 ‘이장님’으로 불린다. 고졸(우신고) 출신으로 축구계에서 그동안 ‘마이너의 삶’을 살았지만 최 감독은 선수들과의 신뢰를 최우선시하는 믿음의 리더십으로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메이저 감독이 됐다.
전주=이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