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케인, 끝내 낙마… “지지표 어디로” 美 공화 대선후보 레이스 새국면

입력 2011-12-04 19:24

성추문과 외도 의혹을 받아왔던 공화당의 대선주자 허먼 케인이 결국 낙마했다.

케인의 중도하차로 그의 지지표가 누구에게도 쏠릴지 주목되면서 공화당 경선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갓파더스 피자’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케인은 3일(현지시간) 고향인 조지아주 애틀랜타 선거대책본부 앞에서 연설을 통해 “지금부터 선거 캠페인을 잠정 중단한다”며 “조만간 다음 대통령으로 누구를 지지할지 밝힐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중도 사퇴를 선언했다. 이어 “나는 미국의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계속 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해 정치적 활동은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성추문 의혹과 관련 “살아오는 동안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하지만 그것은 내 아내와 가족, 그리고 나 자신과 미국인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케인은 성추문 의혹이 불거진 이후 지지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공화당 내에서 지지도가 높은 후보였다. 따라서 그의 지지세력이 어느 후보로 옮겨갈지가 워싱턴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일부 언론은 케인이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 구도상 바크먼이 후보가 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언론들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케인은 직설적 화법과 과감한 경제 공약 등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유권자들에게 크게 어필해 왔다. 따라서 그의 지지층은 강경보수층으로부터 정체성을 의심받는 중도 성향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보다는 확실한 보수 색채를 보이고 있는 깅리치 쪽으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현재 공화당 경선 구도는 깅리치와 롬니의 2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깅리치가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 급격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롬니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케인이 성추문으로 낙마하면서 인종차별 시각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깅리치의 불륜 경력 때문이다. 깅리치는 세 번의 결혼을 했다. 첫 부인이 암과 투병 중일 때 두 번째 부인을 만나면서 이혼 서류를 작성했다. 두 번째 부인과는 이혼하기도 전에 현재 부인인 당시 보좌관을 따로 만났다. 당시 그는 공화당 리더로서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가장 앞장서 공격했다. 일부 언론들은 깅리치와 케인의 ‘애정사’를 비교하면서 케인은 낙마하고 깅리치는 선두주자로 올라서는 상황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