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장난감에 환각물질… 중국산 ‘손톱 화장품 세트’ 구토·두통 등 호소

입력 2011-12-04 18:55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이 함유된 완구류가 어린이들에게 무분별 판매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남 완도경찰서는 초등학교 앞 문구점 등에서 ‘손톱 화장품 세트’를 구입한 어린이들이 두통과 구토 증상을 호소해 이 제품을 유통한 업체를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경기도 부천에 있는 한 업체가 수입한 이 완구류는 매니큐어와 아크릴, 인조손톱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08년 중국에서 대략 40만개가 수입돼 35만개가 전국에 유통됐다.

이 업체는 제품 인증을 받지 않고 거짓으로 안전 인증을 받은 것처럼 포장상자에 표시한 뒤 전국의 문구 도매상을 통해 판매한 것으로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감정한 결과 이 완구류에는 청소년 유해 물질인 초산에틸과 초산부틸, 자일렌 등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산에틸은 환각제로 청소년에게 판매가 금지된 물질로 잉크용제나 유기합성시 용제로 사용되는 유기용매로 다량 사용하면 피부와 코, 목 등에 자극과 피부염 등을 일으키고, 초산부틸은 항공기 도료 등의 원료로 과다 노출시 두통과 마취 등의 부작용 외에 호흡기나 피부 자극을 유발해 청소년 유해 물질로 규정돼 있다.

경찰은 업체 사장 등을 출국금지하고 여성가족부에 유통 중인 제품을 전량 회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또 이 업체 외 다른 완구류 수입 업체도 이와 똑같은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완도=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