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연예인 몸값 최고 2배 올렸다… 출연 비난 여론 상황서 물량공세
입력 2011-12-04 19:35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조기 안착을 노리고 거액에 스타급 연예인들을 영입하면서 방송계 전체가 홍역을 앓고 있다. 스타급 연예인들의 몸값 급등은 제작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이는 경쟁관계에 있는 지상파는 물론이고 종편의 전반적인 프로그램 질 저하로 귀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4일 방송계에 따르면 종편 출범으로 연예인들의 몸값이 급등했다. 종편 드라마에 출연하는 주연급 배우들의 출연료는 기존 지상파에 비해 적게는 30%, 많게는 2배 올랐다. 예능프로 진행자들과 조연급 연기자, 스타 PD 등의 몸값도 덩달아 크게 올랐다.
종편이 지상파에 비해 시청률이 저조하고, 출연하는 연예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들을 섭외하려면 고액의 출연료를 제시할 수밖에 없는 게 이유다. 실제 종편 개국 후 인터넷에는 ‘종편 거부 연예인 vs 종편 출연 연예인’ 명단이 떠돌며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배우나 PD, 스태프 등 방송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종편이 한꺼번에 4개사가 개국하면서 수요가 폭발한 것도 이유로 지적된다.
박상주 드라마제작사협회 팀장은 “종편은 지상파에 비해 낮은 인지도를 커버하기 위해 스타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배우들에게도 높은 출연료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며 “(종편 때문에) 제작비가 전체적으로 1.5배는 올랐다”고 말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연기자들이 회당 출연료로 5000만원을 부르면 사회적인 비난에 휩싸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기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사회적 압력이 무의미해졌다. 심리적인 출연료 마지노선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방송계에서는 이로 인해 드라마 등 프로그램 제작환경이 갈수록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제작비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배우 등의 몸값 상승은 당연히 인건비, 촬영세트, 의상, 미술소품 등 다른 분야의 투자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본근 SBS 드라마국장은 “우리가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방송사업자들이 당장은 죽고살기로 버티겠지만 결국은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 드라마 편성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양진영 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