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사진 조작했던 北, 이번엔 동영상 짜깁기
입력 2011-12-04 23:05
지난 7월 대동강 수해 사진을 조작했다 들통났던 북한이 이번에는 군 훈련 영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조선중앙TV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북한군 육해공 합동훈련 영상이 의도적으로 짜깁기해 편집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4일 밝혔다. 조선중앙TV는 16분짜리 기록영화를 내보내면서 인민군 육해공 합동훈련이 9월 7일 있었다고 보도했다. 영상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이 훈련을 지켜보는 모습도 나왔다.
10여대의 차량에서 방사포를 쏘아대는 장면과 고속 상륙정 5척에서 일제히 해안을 향해 방사포를 발사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장면들이 의도적으로 끼워 넣은 영상으로 9월초 진행된 북한군 훈련에는 방사포 발사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당시 훈련은 전투기 폭격훈련 위주였다”며 “소규모로 진행돼 방사포가 동원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이뤄진 방사포 훈련 장면을 짜깁기해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측이 훈련 영상을 짜깁기한 것은 주민들에게 위기의식을 심어 체제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9일부터 인민군 육해공 합동훈련 영상을 매일 2∼3회 반복해 내보내고 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TV영상 조작은 대외적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켜 북핵 대화 재개를 앞둔 한·미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엿새 동안 김정일 부자가 세 차례나 군부대를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북한의 사진 및 영상 조작은 2008년부터 수차례 이뤄지고 있다. 그해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김 위원장의 와병설을 잠재우기 위해 군 시찰 사진을 만들어냈고 최근엔 대동강 수해 현장을 합성사진으로 조작한 게 드러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3일 미 의회 조사국 보고서를 인용, 북한산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기술 등이 이란 등지를 거쳐 레바논에 기반을 둔 시아파 테러 조직인 헤즈볼라에 공급돼 왔다고 보도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