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매각하면 수출입銀 ‘돈방석’… 2대 주주로 론스타와 같은 조건
입력 2011-12-04 18:26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이 현실화되면서 수출입은행이 ‘대박’을 내게 됐다.
수출입은행은 4일 기준으로 외환은행 지분 6.25%(4031만4387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수출입은행은 1999년 외환은행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해 지분을 사들였고, 이 지분에는 ‘태그 얼롱(Tag Along)’이라는 옵션이 붙어 있다. 태그 얼롱은 1대 주주가 보유지분을 매각할 때 그 조건이 좋으면 2·3대 주주가 동일 가격에 지분을 팔아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다.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와 맺은 계약대로 지분 51.02%를 주당 1만1900원에 팔게 된다면 수출입은행도 ‘돈방석’에 앉게 된다. 수출입은행이 태그 얼롱을 행사하면 매각대금은 4797억원으로, 매각차익은 592억원에 이른다. 수출입은행은 이밖에도 그동안 외환은행 지분을 보유하면서 2006년부터 배당금으로 1987억원을 받아왔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1월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처음 계약을 맺을 때는 태그 얼롱 권한행사를 연기하는 대신 하나금융과 풋옵션(장래에 주식을 일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계약을 체결했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과 대학동문인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을 의식, 하나금융의 인수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주려 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결국 수출입은행은 지난 7월 이사회를 열고 태그 얼롱 권한을 행사키로 의결했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태그 얼롱 권한을 행사해 얻게 되는 매각이익은 수출 중소기업 등을 위한 금융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