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964년 90위→2010년 7위…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적
입력 2011-12-04 21:00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연간 무역액 1조 달러를 돌파하게 됐다.
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는 5~6일쯤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1992년), 독일(98년), 중국·일본(2004년), 프랑스·영국(2006년), 네덜란드·이탈리아(2007년)에 이은 기록이다. 1조 달러를 달성하기까지 8개국 평균으로 보면 1000억 달러에서 26.4년, 5000억 달러에서 8.4년이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각각 23년, 6년이 소요됐다. 8개국 중 지난해 무역액 1조 달러 이상을 기록한 국가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등 6개국이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중국을 제외하면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1인당 국민총생산(GNP) 4만 달러 수준의 선진국”이라며 “우리나라가 세계무대의 중심국으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는 46년 6400만 달러에서 67년 13억 달러, 74년 113억 달러로 커졌다. 이어 88년 1000억 달러, 2005년 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수출액은 71년 10억 달러, 77년 100억 달러, 95년 1000억 달러, 올해 세계에서 8번째로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액 순위는 64년 90위에서 지난해 7위로, 무역액 순위는 같은 기간 69위에서 9위로 뛰어올랐다.
수출 품목의 세대교체도 뚜렷했다. 70년도엔 섬유류가 전체 수출액의 40%를 차지하는 등 합판, 가발, 철광석, 전자제품 등이 주요 수출품목 5위 안에 들었지만 지난해엔 반도체, 선박류, 자동차, 평판 디스플레이 및 센서, 석유제품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최대 수출 시장은 2003년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고 신흥국 수출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수출액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중국(25.1%)이었고 미국(10.7%), 일본(6.0%) 순이었다. 서비스 무역 비중은 17.8%로 미국(21.2%)과 독일(18.8%)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1%였다. 분야별로 보면 조선 산업은 2000년 22%에서 2009년 31.4%, 전자부품은 6.7%에서 10.1%, 통신기기는 4.6%에서 9.7%, 자동차는 2.8%에서 4.6%로 높아졌다.
2000~2011년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평균 67.9%였다. 지난해 수출에 따른 취업유발 인원은 제조업 분야 321만명(79.6%)을 포함해 총 401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수출에만 의존해 성장한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선진국의 경기침체를 주요 악재로 꼽는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선진국 경기불안이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주요 해외 전문기관은 올해와 내년의 선진권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우리 수출에서 선진권 시장 비중은 30% 내외로 선진권이 침체에 빠지거나 신흥권으로 영향이 파급되는 경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