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셜테이너들의 개념없는 발언들

입력 2011-12-04 18:09

지난 주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세계를 달군 것은 개념 논쟁이었다. 4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한 사람들의 의식 혹은 자세를 놓고 일대 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종편 개국 자체가 뉴스였고, 거기에 나간 사람들 대부분이 스타급 인물이었으며, 트위터에 글을 올린 사람 또한 대표적인 소셜테이너였기에 SNS 세계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들의 개념 논쟁은 한마디로 개념 없는 말풍선이었다. 사회적 문제를 140자라는 짧은 글안에 담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러다 보니 말의 뜻이 와전되기 쉽고, 감정적 언사와 독설이 다반사다. 오해와 불신의 메시지가 끝없이 확산되면 최초 발신자가 글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되고 SNS 세상은 어느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이번 싸움의 중심에는 소설가 공지영씨가 있다. 그는 가수 인순이와 김연아 선수의 종편 출연을 놓고 “인순이님, 그냥 개념 없는 거죠. 연아, 아줌마가 너 참 예뻐했는데 성년이니 네 의견을 표현하는 게 맞다. 근데 안녕”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진중권씨가 “종편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개념찬’ 행동일 수 있으나, 그런 소신이 없거나 다른 소신을 갖고 있다고 해서 ‘개념’이 없다고 말 할 수 없죠”라고 반박해 논란을 가중시켰다.

공씨는 누리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자 “악의로 읽고 악의로 해석하고 악의로 첨삭하는 이들 앞에 장사는 없어요”라고 발을 빼다가 트위터리언들이 공씨도 종편 언론과 인터뷰한 사실 등을 들어 지탄을 계속하자 “반성을 깊이 했다. 당신들의 공격성을 이토록 이끌어낸 것을. 두려워서가 아니다. 슬퍼서였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공씨는 팔로어 24만명을 거느린 소셜테이너이기 이전에 소설로 입지를 굳힌 작가다. 글을 다루는 문필가이기에 누구보다 정제된 언어를 사용해야 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은 만큼 늘 발언의 파급력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도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언사를 자주 늘어놓는다는 것은 책임있는 작가의 자세가 아니다. 이런 지적은 SNS 공간에서 권력을 누리는 많은 소셜테이너들에게도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