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1기의 위기] 美, 법조계만 치중 않고 다양한 영역 진출… 日 졸업자 절반 실업자

입력 2011-12-04 18:01

외국 사례는

미국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이 판검사 또는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법조계 직업군에만 치중하지 않고 기업 및 지방자치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회에 진출한다. 매년 배출되는 4만여명의 로스쿨 졸업생 중 약 90%가 취업할 수 있는 이유다. 미국 사회에 전반적으로 법률 자문 수요가 높은 것도 주요 원인이다.

4일 미국 법조 취업 연구단체인 NALP(National Association for Law Placement)에 따르면 2010년 로스쿨 졸업생 4만1156명 중 3만6000여명(87.6%)이 취업했다. 이 중 50.9%만이 법률사무소에 취직했고 기업 15.1%, 정부기관 11.5%, 로클럭 9.3%, 군대 1.3%의 취업 유형을 보였다. 졸업생 중 8.5%에 해당하는 3000여명은 변호사 자격을 필수 조건으로 삼지 않는 금융, 언론, IT 등 일반 전문업계에 진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 각계 분야와 관련해 법적 해결 능력을 키우는 미국 로스쿨의 교육방식이 일반 기업도 로스쿨 졸업생을 선호케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로스쿨 도입 8년차인 일본은 로스쿨 졸업자의 취업난을 해결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4년 미국식 로스쿨제를 도입해 변호사 수는 올해 3만500여명이 될 정도로 크게 늘었지만 일자리 사정은 이전과 달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7∼2009년 일본 신규 변호사 6800여명 중 4100여명만이 법률사무소(3029명), 기업(200여명)에 취업하거나 판사보(323명) 및 검사(284명)에 임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변호사연합회에 따르면 2009년 신규 변호사 2071명 중 24명만이 기업에 채용됐다. 법률사무소에 874명, 판사보 및 검사로 184명이 임용된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신규 변호사가 실직 상태인 것이다.

일본변호사연합회는 “일본 법조계의 심각한 취업난은 변호사 수가 사회적 수요보다 급증한 탓”이라며 변호사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성명서를 내는 등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