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결혼과 장례의 공통점

입력 2011-12-04 18:09


나는 32살에 처음으로 결혼식 주례를 했다. 신랑은 31살이고 신부는 30살로 기억된다. 겉으론 노련한 척했지만 얼마나 긴장되던지. 지난 20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결혼식 주례를 하면서도 여전히 기쁨과 걱정이라는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부부 돼 산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그러나 함께 산다는 것이 만만치 않기에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장례식 집례는 결혼식 주례보다 더 일찍 했던 것 같다. 장례식 역시 긴장되긴 마찬가지다. 슬픔을 당한 유족과 조객들에게 위로와 함께 천국 소망을 갖게 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역시 부담과 안심이라는 두 감정이 교차한다. 존재의 끝에 대한 부담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이제는 모든 수고를 갚아주실 하나님 앞에 가게 되었으니 시험을 치른 학생처럼 홀가분할 것이다.

결혼식과 장례식은 생명의 시작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결혼식은 육신의 생명을 만들어내는 거룩한 예식이고, 장례식은 영원한 생명의 처소에 들어가는 또 다른 거룩한 예식이다. 영생을 가진 사람에게는 모든 예식이 다 좋은 것이다.

장봉생 목사(서대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