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시장 '깜짝 호전'… 2년 8개월 만에 최저

입력 2011-12-03 01:11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이 2년8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찍으면서 고용시장이 ‘깜짝’ 개선됐다. 느린 속도의 진전이긴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 가운데 놓인 미국으로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유럽발 경제위기로 내년 세계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美 고용시장 봄 올까=AFP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11월 고용지수를 발표한 결과 지난달 실업률이 전달 9.0%에서 8.6%로 하락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2009년 3월(8.6%) 이후 최저치다. 또 전문가 전망치 9.0%보다도 0.4% 포인트 낮은 수치다. 실업률 하락에는 비농업 부문 취업자가 12만명 늘어난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민간기업의 소매 분야(4만9800명)와 임시직(2만2300명)이 크게 증가했다. 또한 지난 9, 10월 취업자 수가 당초 발표보다 7만2000여명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공공부문 취업자 수는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2만명 감소, 올 들어 10개월째 줄었다. 피어폰트 증권 스티븐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천천히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고용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며 “향후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세계경제 내년 고비”=하지만 여전히 미국과 유럽의 경제 상황에 대해선 비관적인 목소리가 많다. 유엔은 1일 낸 ‘세계경제 상황과 전망(WESP)’ 보고서에서 “2012년은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으로 되돌아갈지 아니면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질지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채무 위기를 끝내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과 유럽의 더블딥으로 인해 내년 세계 경제성장이 0.5%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의 내년 성장은 -0.8%, 유럽연합(EU)은 -1.6%로 각각 관측됐다. 보고서는 선진권의 경제둔화가 개발도상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개도국들이 내년에 평균 5.4%, 2013년에는 5.8% 성장하면서 계속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롭 보스 유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더 위험스러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50%”라고 경고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도 다음달 세계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0개 글로벌 IB들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도 연초 전망치(평균 4.5%)보다 0.9% 포인트 내린 평균 3.6%로 하향 조정했다.

배병우 강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