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국회 지경위원장 “울진 원전 안전불감증 대형 참사 부를까 우려”
입력 2011-12-02 18:30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영환(민주당) 위원장은 2일 “원자력발전소 증기발생기의 세관(전열관)이 손상되는 사고는 오래 전부터 조금씩 있어왔는데 이렇게 무더기로 손상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2001년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 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진원전 4호기 증기발생기 전열관 손상 문제에 대해 “대량 손상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며 “손상된 세관이 4000개 가까이 된다면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최악의 ‘용융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울진원전 4호기 전열관에 사용된 ‘인코넬 600’ 재질 문제도 거론했다. 인코넬 600은 부식과 균열이 잘 된다는 점 때문에 한때 사용하다 지금은 사용하지 말아야 할 재질로 분류돼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니켈·크롬·철의 합금인 인코넬 600은 균열로 냉각수가 새어나오는 등 문제를 노출했다”며 “과거 국회에서 이를 문제삼았을 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늘 재질을 튼튼한 ‘인코넬 690’으로 교체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해결됐다고 했는데 지금 보니 수차례 허위 보고를 했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코넬 600 제품은 재질이 얇고 열전도가 잘돼 효율이 높기 때문에 경제성만 생각해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며 “경제성만 고려하고 안전성은 전혀 따지지 않는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전열관을 폐쇄하는 ‘관막음’ 허용치를 8%에서 10%로 올렸다가 다시 18%로 올리려 하는 한수원의 대응에 대해 “사고를 부르는 타성에 젖어 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사실 세관 손상은 오래 전부터 만성적이고 고질적인 문제였으며 세관이 얇아지면서 냉각수가 새는 사고도 적지 않았다”며 “세관 손상은 원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원자로 안에서 발생하는 것이어서 적당한 땜질 처방에 급급하다 보면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철저히 조사해 원인 규명과 책임 추궁을 할 것”이라며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진상을 파악한 뒤 국회나 당 차원의 조사단을 꾸려 본격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