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미국인 개발전문가 억류” 폭격 중단·빈라덴 가족 석방 등 요구
입력 2011-12-02 22:21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지난 8월 파키스탄에서 납치된 미국인 개발 전문가 워런 웨인스타인(70)을 억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NN은 1일(현지시간) 이슬람권 웹사이트 감시단체 ‘사이트(SITE)’ 등을 인용, 알카에다의 새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당시 납치가 자신들의 소행이며 그의 석방 조건을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알자와히리는 “미국인들이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연계된 것으로 의심받는 모든 사람을 구금한 것과 같이, 우리도 70년대부터 미국의 파키스탄 원조에 관여한 이 남성을 억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웨인스타인 석방 조건으로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소말리아 예멘에 대한 공중 폭격 중단, 사살된 오사마 빈라덴 가족의 석방 등을 제시했다. 웨인스타인은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컨설팅업체 ‘JE오스틴 어소시에이츠’ 소속의 개발 전문가로, 지난 8월 13일 파키스탄 라호르의 자택에서 괴한에 납치됐다. 현지 경찰은 납치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으나 이슬라마바드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부인했다.
한편 미 백악관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군의 파키스탄군 오폭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제니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나토군 공습으로 파키스탄 군인 24명이 사망한 것에 애도를 표한다”고만 말했다.
국무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파키스탄과의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공식 사과성명을 건의했으나 국방부가 강력히 반대해 무산됐다.
이에 파키스탄군 수뇌부는 2일 나토군이 앞으로 적대적 공격을 하면 즉각 보복하라고 일선 지휘관들에게 명령했다고 현지 일간 ‘더 익스페스 트리뷴’이 보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