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도 외교 전략… 수치와 드레스 코드 맞춰 두 사람 협력관계 과시
입력 2011-12-02 22:18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일 오전 아웅산 수치 여사와의 공식 회담장에 푸른색 계열의 재킷 차림으로 등장했다. 수치 여사가 입은 푸른빛 의상과 드레스 코드를 맞춘 듯하다. 이 같은 장면은 전날에도 있었다. 양곤의 미 외교관 자택에서 열린 비공식 만찬장에서도 두 여걸은 똑같이 흰색 상의와 흰색 머리끈을 하고 나왔다. 클린턴 장관은 수치 여사가 개인적으로 애용하는 머리끈과 같은 색의 옷, 미얀마인들의 흰색·푸른색 전통의상을 착용함으로써 두 사람의 끈끈한 협력관계를 과시하려 한 것 같다.
클린턴은 네피도 대통령궁에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을 만날 때도 푸른색 정장을 입고 와 드레스 코드를 맞췄다. 미얀마 정부의 개혁을 촉구하면서도 미얀마와의 협력을 강화해 아시아에서 미국의 국익을 도모하려는 의도임을 짐작하게 한다.
클린턴 장관은 수치 여사와의 만남을 앞두고 의상뿐 아니라 음식까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비공식 만찬장 테이블에는 미얀마 카레를 비롯해 수치 여사가 즐겨 먹는 지역 별미들이 메뉴로 올라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클린턴은 수치 여사에게 애견 장난감을 선물로 전달했다. 이를 받아든 수치 여사는 “내 개는 가끔 낯선 사람에게 사납게 달려든다”고 뼈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클린턴 장관은 수치 여사가 직접 만들어 전날 비공식만찬 때 선물해준 은구슬 목걸이를 착용해 한껏 예의를 갖췄다.
백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