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종편’ 잇단 부작용] 靑, 종편 비서관에 종편 출신 이철희씨 내정

입력 2011-12-02 18:17

청와대가 1일 홍보수석실 진용을 개편하며 종합편성채널 업무를 담당하는 홍보기획비서관에 이철희(52) 전 중앙종합편성채널(JTBC) 전략콘텐츠실장을 내정했다. 또 춘추관장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대변인을 지낸 이종현(48)씨를 내정했다.

이철희 내정자는 중앙일보 사회에디터를 거쳐 JTBC 전략콘텐츠실장으로 종편 출범을 준비해오다 홍보기획비서관에 발탁됐다. 청와대는 “업무 능력과 풍부한 아이디어, 열정을 고려했다”며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 언론정책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비서관에 특정 종편 인사가 내정되자 ‘종편 띄우기’에 청와대가 앞장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청와대는 동아일보 출신의 이동관 전 홍보수석, 중앙일보 출신의 김두우 전 홍보수석과 박형준 전 정무수석, 조선일보 출신 김효재 정무수석 등 종편을 거느린 언론사 출신들이 요직을 맡아 왔다.

이종현 내정자는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거쳐 오 전 시장 대변인을 지냈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나경원 전 한나라당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 내정자는 서울시 대변인 시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앞장서며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무상급식을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었다.

한편 이번에 물러나는 이상휘 홍보기획비서관은 내년 총선에서 경북 포항 북구에, 김형준 춘추관장은 부산 사하갑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했다. 두 사람 모두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온 ‘원년 멤버’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이들이 청와대에서 나가는 걸 만류하다 결국 승낙했다”며 “두 사람을 끝으로 청와대에서 더 이상 총선에 나갈 사람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