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종편’ 잇단 부작용] ‘특혜 종편’ 시청자 특혜는 없었다 눈돌린 부실 방송… 시청률 0.3∼0.5%
입력 2011-12-02 18:16
종합편성채널(종편) 4곳이 거대 신문사들의 대대적인 홍보를 앞세워 1일 출범했지만 시청자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시청률은 1%도 안 되고, 잇단 방송사고로 ‘부실 방송’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미디어 빅뱅’을 일으키겠다는 종편들의 호언장담은 출범과 동시에 무색해졌다.
2일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종편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전날 기록한 시청률은 1% 미만이었다. ‘JTBC 뉴스10’만 유일하게 1.215%로 1%를 넘었다. 그 밖의 프로그램 중 절반 이상은 0.5%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다른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 집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채널별 전체 평균 시청률은 4곳 모두 0.3∼0.5%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케이블 채널들의 출범 전례를 볼 때 이 같은 낮은 시청률이 예상 가능했던 수치라고 말하지만, 일반적인 평가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이다.
종편은 조선·중앙·동아일보(조중동) 등 거대 신문사들이 회사의 사활을 걸고 추진한 사업이다. 이들이 지난 1년 동안 자사 종편 출범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10번대 ‘황금채널’ 배정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1%에도 미치지 못한 시청률이 나온 것은 시민들의 시선이 그만큼 차갑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종편을 본 시청자 대부분은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개국 첫날부터 채널마다 화면이 분할되거나 음향이 안 들리는 방송사고가 속출한 점은 비웃음을 사기에 충분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조로 구성된 ‘조중동방송 공동모니터단’은 논평에서 “(종편이) 부실한 밑천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며 “방송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도 갖추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그나마 종편의 강점으로 전망됐던 뉴스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상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스포츠 스타 등과 관련한 보도를 내보낼 때면 사진으로 브라운관을 채우는 경우가 허다했다. 기존 지상파 뉴스 화면에 익숙한 시청자 입장에서는 허전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특혜 시비에 졸속 추진 논란으로 문제가 됐던 종편이 이처럼 콘텐츠마저 부실하자 시청 거부 움직임도 확산되는 추세다. 트위터에서는 TV 채널 설정 기능에서 종편 번호를 아예 삭제하자는 주장, 그리고 실제 채널을 지우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인증’하는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종편에 출연하는 연예인을 비판하는 분위기도 강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종편 출연 연예인 명단까지 작성, 연예계에 종편 보이콧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