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다룬 쇼프로그램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 한류 붐 이끄는 KBS미디어 조대현 사장

입력 2011-12-02 18:03


많은 사람들은 ‘한류의 주역’이라고 하면 K팝 열풍을 일으키는 아이돌 그룹이나 대형 연예기획사들의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들 못지않게 한류 붐을 이끌며 맨 앞자리에서 미답지를 개척해가는 곳을 꼽자면 단연 KBS미디어를 들 수 있다.

KBS 계열사로 콘텐츠 유통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이곳은 2000년대 초반 ‘겨울연가’를 일본에 판매, 배용준 신드롬을 일으켜 거대 시장인 일본을 한류의 영향권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최근엔 ‘매리는 외박중’을 직접 제작해 장근석 열풍을 만들어내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1일 서울 상암동 KBS미디어센터에서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조대현(58) 사장을 만났다. 1978년 KBS PD로 입사해 KBS에서 제작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한 그는 지난달 4일 KBS미디어 사장에 취임했다.

조 사장은 우리나라 문화 상품이 외국에서 파급력을 갖는 이유로 역동성을 꼽았다. 그는 “한류의 인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무엇보다 (드라마든 음악이든) 상대적으로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1991년 설립돼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KBS미디어는 최근 콘텐츠 유통기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누적 수출액 5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문화상품의 경우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가 거둔 성과는 5000만 달러라는 수치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예컨대 ‘겨울연가’ 하나만 보더라도 경제적 효과가 3조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현대경제연구원)가 나오기도 했다.

조 사장은 20년 동안 쌓인 노하우가 KBS미디어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했다. 그는 “60개국 가까운 나라에 콘텐츠를 수출하며 쌓은 네트워크는 우리나라 최고”라고 자평한 뒤 “다른 외주 제작사들이 해외 영업 루트를 뚫어보려다 실패하면 우리에게 맡겨버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설립 초기 ‘판관 포청천’ ‘꼬꼬마 텔레토비’ 등 해외 콘텐츠 수입에 주력했던 KBS미디어는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수출 전선에 본격 뛰어들었고, 현재는 KBS 본사와는 별개로 드라마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고 시청률 24.9% 기록하며 최근 종영한 ‘공주의 남자’도 KBS미디어 작품.

조 사장은 “그동안은 드라마 콘텐츠 수출에 주력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K팝을 다룬 쇼프로그램 등도 적극적으로 다루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