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없으면 잇몸? 제대로 못 씹으면 치매 위험 커져요
입력 2011-12-02 13:31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주승용(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2010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치료가 필요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병원에 가지 못한 적이 1회 이상 있는 국민이 약 3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치과 치료 부분이 전체의 약 45%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특히 70세 이상 노인의 치과 미치료율은 약 71%로 노인 10명 중 7명은 이(齒)가 아파도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흔한 말처럼 들리지만 이가 없으면 우리 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으니 소화 기관에 부담을 줘 소화불량이 생기기 쉽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침 분비량이 줄고 식도의 연동 운동도 약해져 오랫동안 꼭꼭 씹는 것이 중요한데 치아가 없으면 자연스레 씹기 쉬운 음식을 편식하게 되고 이는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아 건강은 노인성 치매와도 관련이 깊다. 씹는 운동은 뇌에 자극을 주고 뇌 혈류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충치나 치아 상실 등으로 씹는 운동이 원활치 못하면 기억력이 감퇴하고 심해지면 뇌세포의 노화까지 촉진시킬 수 있다.
건강한 치아를 오래 사용하려면 평상시부터 꾸준히 관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바로 치료를 받아 치아를 살리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노년기에 다양한 원인으로 치아가 상실된 경우에는 바로 보철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다.
상실된 치아의 대안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틀니와 임플란트 시술이다. 틀니는 비용이 저렴하고 치료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잇몸과 맞물리는 정확도가 떨어지면 입안 점막에 상처가 나기 쉽고 씹는 힘이 자연치아의 20% 이하로 떨어져 고기나 견과류 등의 음식을 씹기가 어려워진다. 1년에 1∼2회 정도는 병원에서 재조정을 하는 것이 좋고 각종 세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틀니 세정제를 이용해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직접 인공치근을 심고 그 위에 자연 치아와 똑같은 보철물을 얹어 잇몸 뼈와 완전히 유착시키는 보철물이다. 틀니보다 더 튼튼하고 관리만 잘하면 반영구적 사용도 가능하다. 다만 당뇨나 고혈압 등의 전신질환을 가진 노인 환자는 임플란트 시술 전 담당 주치의의 소견을 받는 것이 좋다. 약물로 조절이 가능한 고혈압 환자는 평소 복용하는 아스피린 성분의 약이 피를 묽게 하기 때문에 시술 1주일 전 복용을 중단하고 시술에 들어간다. 당뇨병 환자는 약 복용을 통해 정상적인 혈당조절이 가능할 경우 시술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창원 룡플란트치과 원장(관악점)은 “치아 건강은 노년기 삶의 질과 직접 연결되는 중요한 조건”이라며 “건강한 치아를 위해서는 자연치아를 잘 관리해 제대로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고 치아가 상실됐을 때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춰 적합한 치과 시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규봉 쿠키건강 기자 ckb@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