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의 시편] 우주는 영원한가?
입력 2011-12-02 17:47
도올 김용옥 교수는 우주의 시작을 부정한다. 그는 ‘노자철학 이것이다’에서 중국인의 우주관을 소개하면서 자연은 이미 주어져 있는 것이며 자연만물은 자족적인 것이기 때문에 만물의 시작이 없다고 주장한다. 힌두교와 불교의 세계관에서도 자연은 원래부터 있었던 것으로 여긴다. 희랍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또한 우주는 시작 없이 영원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은 후대에 계속해서 영향을 끼쳐 왔으며, 192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모든 과학자들은 우주가 정체된 상태로 존재하며 시작도 끝도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1929년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우주 관측을 통해 우주가 정체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팽창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1992년 미국 나사의 코비 위성이 우주 배경복사를 카메라에 찍었다. 이것은 우주가 시작이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과학적 증거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현대 과학자들은 빅뱅이 일어났을 때를 우주의 시작점으로 믿게 됐다. 코비 위성의 관측이 있은 후 과학 역사가 프레드릭 번햄은 LA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참으로 의미 있는 말을 했다. “이러한 발견들은 오늘날 지난 과거 백년 중 그 어느 시기보다도 더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했다는 아이디어를 상당히 존중할 만한 가설로 만들어준다.” 이처럼 빅뱅이론은 하나님의 창조를 강력하게 지지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현대의 뛰어난 무신론적 물리학자들은 빅뱅의 증거들을 매우 껄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우주의 시작이 있다’는 주장에 대한 철학적 근거 또한 강력하다. 한 예로 시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우주의 시작을 알려준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시간은 ‘어떤 사건의 앞섬과 뒷섬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시간은 과거의 한순간이 지나면 그 다음 순간이 다가온다는 개념이다. 따라서 시간은 사건들의 연속을 말한다. 시간은 한 사건이 지나면 다음 사건이 오는 것이다. 시간은 반드시 과거에서 미래로 향한다. 과거의 한 사건을 발판으로 해 다음 사건이 생겨나게 된다. 그래서 이 원리를 우주 사건에 적용해 보면, 오늘의 우주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 어느 순간에 우주가 탄생하는 사건이 있어야만 한다.
만일 이것이 부정된다면 우주의 역사는 아래 발판이 계속해서 사라지는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가려는 것과 같은 오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우주의 시작 사건이 있어야만 현재 사건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현재가 있기 위해서는 최초 우주의 탄생 사건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시작도 없고 끝없이 과거로 가는 우주 사건은 철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우주는 영원하지 않다. 인간도 영원하지 않다. 그러나 하나님은 영원하시다. 이 세상에는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언젠가 하나님 앞에 서야만 한다. 하나님 앞에 서게 될 그날, 참으로 두렵고 떨리지 않는가?
(서울 큰나무교회 담임·기독교 변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