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5개 보, 부실설계·시공 논란 확산… 누수에 이어 바닥보호용 돌 대거 쓸려나가

입력 2011-12-01 20:55

낙동강 수계의 보(洑)들이 누수 등의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부실 설계 및 시공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상주보의 누수현상을 계기로 전체 16개 보에 대한 전반적인 품질점검과 하자보수를 위해 4대강 사업의 공사 준공을 내년 4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주보를 비롯한 5개 보의 누수와 구미보의 돌망태 유실에 이어 칠곡보에서도 수문 앞 바닥보호용 돌이 호우에 대거 쓸려나간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실설계와 부실시공을 둘러싼 시공사 측과 환경단체들 간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구미보 수문 2곳 아래에 설치된 돌망태(매트리스 개비온)는 지난여름 호우에 대부분 쓸려 나갔고, 칠곡보 수문 3곳 아래에 설치된 사석(큰돌)도 지난여름 호우에 상당량 쓸려 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애초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시공사는 돌망태나 사석을 깔면 강바닥이 침식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올해 장마와 여름을 지나며 호우에 상당량이 유실됐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물론 전문가들도 애초 수압이나 유속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부실설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토목전문가들은 “돌망태 틈새로 물이 빠져 흐르면 바닥이 침식되기 마련”이라며 “콘크리트판 구조물을 놓는 것이 일반적인데 돌망태를 놓는 바람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구미보나 칠곡보 모두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문 한 곳만 열어놓다 보니 물이 집중돼 발생한 일”이라며 “설계 잘못이라기보다는 대형보 시공 경험이 없어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등은 “상주보에 이어 강정·고령보, 창녕·합천보, 함안보 등 낙동강에 설치된 5개 보 전부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했고 돌망태까지 유실된 것은 부실설계와 부실시공 탓”이라며 “준공식 연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누수의 명확한 원인 분석과 안전문제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