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월가 시위대 “2012년 봄 재집결”… 대선전서 등장 가능성
입력 2011-12-01 18:56
각각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들의 우군으로 여겨졌던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대와 티파티의 위력이 시들해졌다.
반월가 시위는 3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시위대에 대한 경찰 해산작전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지난 9월 17일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된 지 73일 만이다.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서부 지역 시위대는 강제 해산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12일 하루 미 서해안 주요 항구를 마비시키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지만 ‘점령하라’ 시위가 겨울 내내 계속될 가능성은 낮다. 시위대는 내년 봄 이후 재집결을 다짐하고 있다.
다만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시위는 비판의 화살을 오바마 쪽으로 돌리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어 백악관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뉴욕 맨해튼 지역 시위대 100여명은 30일 오바마의 정치후원금 모금 행사 장소인 53번가 쉐라톤 호텔 앞으로 몰려갔다. 이들은 ‘오바마는 기업체 꼭두각시’ 등의 피켓을 들고 부자 중의 부자들로부터 돈을 걷는 짓을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누가 하든 전쟁범죄를 멈추라”는 구호도 나왔다. 지금껏 반월가 시위대의 요구 가운데 오바마에게는 가장 뼈아픈 비판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반월가 시위가 사그라진다고 해서 공화당 대선 주자들도 기뻐할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중간선거 승리를 도와 공화당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온 티파티 역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27%가 티파티 운동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반면 응답자의 20%만이 세금 인하와 작은정부 등 티파티가 내세운 안건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