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인신세된 중국 전쟁영웅…파라셀 해전 우셴펑, 병원비 없어 구걸

입력 2011-12-01 20:52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을 두 번이나 지낸 중국의 전쟁 영웅 우셴펑(吳先鋒·61·사진)이 집도 없이 길거리를 떠도는 신세가 된 것으로 드러나 네티즌들이 정부를 성토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1974년 중국과 베트남 간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西沙群島) 해전 당시 머니섬(金銀島)에서 중국군이 베트남군을 몰아내고 이 지역을 점령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중국 하이난(海南)의 남해망(南海網) 등은 우셴펑이 일반적인 공무원 연금만 받기 때문에 값비싼 백혈병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길거리를 떠돌며 노동과 구걸을 하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붉은색 셔츠 차림으로 목에 자동소총을 맨 채 어딘가를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당시 인민해방군 화보인 해방군화보(解放軍畵報) 표지에 실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는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1975년에 광둥(廣東)성 대표로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이 돼 두 차례 임기를 채웠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 네티즌은 남해망 사이트에 남긴 글에서 “정부는 항상 전쟁 영웅을 잊어버린다”고 비판했다. 우셴펑이 가게 점원으로 일할 때 함께 지냈던 한 네티즌은 “그는 고귀한 공산당원”이라며 “우리 모두 그를 지켜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