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SK 부회장 ‘피의자’ 소환
입력 2011-12-01 21:32
회삿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최재원(48) SK그룹 수석부회장이 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은 최 부회장의 사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최 부회장을 상대로 형인 최태원 회장의 개인 선물투자에 SK 계열사 자금을 동원하도록 지시했는지, 최 회장이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수개월간의 계좌추적, 베넥스인베스트먼트(베넥스) 김준홍(46·구속) 대표 등 조사를 통해 혐의 입증 자료를 축적한 뒤 최 부회장을 불렀다. 사법처리를 위한 마지막 수순의 성격이 짙다.
검찰은 2008년 10월 SK 18개 계열사가 베넥스에 출자한 2800억원 가운데 500억원 정도가 자금세탁을 거쳐 최 회장 선물투자를 대행한 김원홍(50·중국 체류)씨에게 넘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베넥스는 지난해 5월 최 부회장 지인들이 갖고 있는 비상장사 주식을 액면가(5000원)의 700배인 주당 350만원씩 모두 230여억원에 사들였다. 이 중 180억원이 최 회장 선물투자에 쓰였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최 회장 형제가 베넥스 자금 1900억원을 담보로 맡기고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경위도 추궁했다. 최 부회장은 “김 대표가 자체 판단에 따라 투자를 했을 뿐 나와 최 회장은 관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회장의 소환도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베넥스 전·현직 임원들은 최근 검찰에 나와 “SK그룹 투자금 중 일부가 개인 선물투자에 사용된 것을 최 회장이 사전에 알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