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현대차 수수료 인하’ 적절치 않은 처사”… 권혁세 금감원장 강력 비판

입력 2011-12-01 21:25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1일 카드사들이 현대자동차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인 데 대해 “적절치 않고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다른 대기업들로부터도 수수료를 낮춰 달라는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대기업의 수수료를 인하하면 경제적 약자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카드사가 중소 자영업자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으면서 대기업 압력에는 쉽게 굴복하는 행태를 질타했지만 사실은 현대차를 겨냥해 ‘강자의 횡포’라고 비난한 것이다. 권 원장은 “가맹점과 카드사의 사적계약 영역으로 감독당국이 관여할 수는 없지만 대기업의 경우 지금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다”며 “넉넉한 곳이 배려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도 이날 7개 전업 카드사 사장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향후 대기업의 수수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 것을 요청했다.

한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임원 보수나 자격에 대한 규제장치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회사 경영진과 대주주에 대한 감시 기능, 리스크 관리 기능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