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가 행복한 학교 대상’ 수원 매탄초등학교 학생들 “수업 끝난 후 너무 즐거워요”

입력 2011-12-01 18:45


“방과 후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악기를 선택해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지난 30일 오후 3시쯤 경기도 수원시 매탄동 매탄초등학교 음악실에서는 학생들이 각자 악기를 들고 음악강사의 지도 아래 바이올린 연주가 한창이었다.

정규수업은 오후 2시40분쯤 끝났지만 학생들은 맞춤형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악기 연주를 신청해 음악실에서 연주에 열을 올렸다. 자기가 하고 싶어 신청한 프로그램이어서 그런지 열의가 높았다.

매탄초교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열린 ‘제3회 방과후가 행복한 학교’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학교와 지역사회, 관계기관 등이 하나가 돼 70개 프로그램, 273개 교실을 운영하는 ‘에듀원(Edu-One) 맞춤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상적인 도시형 방과후학교 운영모델을 만든 점이 높이 평가됐다.

매탄초교는 전 학년을 대상으로 33개 강좌를 개설했다. 사교육비가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100여 가지 수업을 한 달에 2만∼3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문화·예술·체육 등 학생들의 감성교육과 영어·수학교실 등 학력증진 프로그램, 온종일 엄마품 저녁돌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지역의 유관기관과 연계해 축구·수영·승마·농촌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강좌당 적게는 6명, 많게는 300명이 수강한다. 컴퓨터 교실의 경우 오전 7시40분부터 정규수업 전까지, 방과 후부터 오후 6시까지 두 차례로 나뉘어 강의가 이어진다.

이 학교 홍미정 부장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참여율이 27%로 저조했지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외발자전거, 승마, 우쿠렐라 등 다양한 강좌가 생기면서 1년여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97%의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방과 후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기까지는 지난해 부임한 허숙희 교장의 공이 컸다. 허 교장은 다양한 잠재능력을 갖춘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이런 프로그램이라는 신념으로 밀어붙였다. 이 학교 부임 전 경기도교육청에서 방과후학교 담당 장학사를 맡아 실무를 진행하다 보니 남들보다 열정이 강했다.

허 교장은 “관현악 등의 수요도 있지만 공간이 부족해 개설하지 못한 강좌가 아직 많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