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종편 출범] 언론노조, 불시청·불매·불참여 ‘3불운동’

입력 2011-12-01 18:40

종합편성채널 4사가 동시 개국한 1일 시민사회단체와 언론단체 등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종편 출범을 규탄하는 집회를 잇따라 열었다.

언론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노조원 1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종편 출범의 길을 터준 한나라당 해체를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투쟁 결의문을 통해 “MB정권과 한나라당은 면면히 이어온 우리 사회의 언론 공공성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려는 역사의 죄인”이라며 “불법적인 조·중·동·매 종편 사업권을 반드시 회수해 언론 생태계를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참가자들은 또 ‘조중동 종편’에 대한 특혜 반대, 미디어렙법 조속 제정, MB정권 언론장악 심판 등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언론노조는 이어 오후 5시 종편 4사 공동 개국 행사가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과 규탄 집회를 이어갔다. 언론노조는 이 자리에서 종편 방송 불시청, 종편 출자 기업 제품 불매, 종편 방송 출연 불참여 등 ‘3불운동’ 돌입을 선언했다.

종편 반대 투쟁에는 시민단체들도 가세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은 ‘조중동 방송’ 모니터링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한편 종편에 대한 특혜 철회 및 공공적 규제 강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또 이달 중 서울 곳곳에서 종편 방송 출범에 대해 국회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권은 종편 개국 행사에 불참하는 한편 종편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종편이 이명박 정권의 특혜를 받아 탄생한 방송이라고 맹비난했다.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보수 신문의 방송 진출은 언론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방송을 심각한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며 “약육강식의 정글로 (언론시장이) 전락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재윤 원내부대표도 “오늘은 특혜 방송이 출범하는 날이다. ‘조중동’과 ‘매경’이 만든 특혜 방송은 다양성과 공정성, 공영성을 추구하는 언론의 본래 역할을 오히려 훼손하고 고통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신창호 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