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아파트 건설 대학생 동원 사실로
입력 2011-12-01 18:33
내년 강성대국 진입과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는 건설현장 사진이 공개됐다. 평양을 방문했던 미국인 레이 커닝햄씨는 지난 8∼10월 촬영한 평양시내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 30장을 1일 사진공유 사이트 ‘플리커’(www.Flickr.com)에 올렸다. 사진에는 건설현장에 동원된 북한 대학생들 모습이 집중적으로 담겨 있다. 김책공업종합대학 깃발을 든 대학생들이 수십명씩 무리를 지어 거리를 이동하는 모습과 건설현장에 ‘1960년대 청년대학생들의 자랑찬 전통을 이어…’라는 문구도 보였다. 또 ‘중국어학부’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 내걸린 장면도 포착됐다.
아파트 공사현장에는 ‘단숨에 전투적으로, 전격적으로 해제끼자’, ‘위대한 장군님의 수도건설 구상을 빛나게 실현하자’ 등 작업 독려 문구가 곳곳에 내걸려 북한 당국이 내년 강성대국 진입을 홍보하기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화폐개혁 2년을 맞았지만 물가와 환율 급등으로 주민들의 당국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고 있다고 통일부가 분석했다. 쌀값의 경우 화폐개혁 직후인 2009년 12월 1㎏당 20∼40원에서 올 11월 현재 3000원 안팎으로 급등했다. 달러당 환율도 같은 기간 35원에서 화폐개혁 이전 수준인 3800원까지 치솟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화폐개혁 실패로 인한 주민 불만이 고조돼 북한 당국의 통제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재산몰수로 단기적으로는 빈부격차가 완화된 측면이 있으나 물가가 상승해 일반 주민은 더 빈곤해진 반면 외화 보유층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고 밝혔다.
이흥우 선임기자 h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