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김수현] 안철수硏 알맹이 없는 기자회견 왜 하나
입력 2011-12-01 21:42
1일 오전 경기도 판교 안철수연구소 사옥에 취재진 150여명이 몰렸다.
안철수연구소가 사회공헌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사실 대기업이 사회공헌 활동 발표를 한다고 해도 기자들이 이렇게 많이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많은 기자들이 바쁜 시간을 내 판교까지 간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보름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지난달 15일 사재 1500억원을 사회에 전격 기부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뒤 줄곧 침묵으로 일관해 온 터여서 관심을 끌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가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도중 안 원장이 행사장에 나타나자 관심은 안 원장에게 쏠렸다. 행사장에는 안 원장의 모습을 담기 위한 카메라 셔터 소리와 화면을 가린다며 큰소리를 치는 취재진의 목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안철수연구소가 발표한 사회공헌 계획의 내용은 사회공헌팀을 신설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연구소 사보에나 실을 만한 내용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예산도, 인력 규모도 확정하지 않은 채 “준비 중”이라는 알맹이 없는 말만 되풀이해 기자들을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따라서 행사의 취지나 시기, 내용 모두가 안 원장의 ‘기부 정치’를 위한 형식적 포석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연구소가 알맹이도 없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사회적으로 생색을 내기 위해 안 원장을 이용한 것인지, 안 원장이 자신의 정치행보를 위해 연구소를 이용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또 요동쳤다.
산업부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