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야구 타자진출 5인 선배 조언 “이래야 성공”… “용병 고독 잊어라”
입력 2011-12-01 21:23
이대호(29)가 6일 일본 오릭스 입단을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1일 이대호가 오릭스와 2년간 7억엔(약 105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에 합의, 6일 부산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연다고 보도했다. 이어 7일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공식 입단식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부산에서 열리는 입단 기자회견에는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 프로야구 구단 감독이 해외 입단 기자회견에 가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신문은 주목했다.
오릭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는 이대호는 11년간 통산 타율 0.309, 홈런 225개, 타점 809개를 기록했다. 2006년 타율, 홈런, 타점왕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타자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타격 7개 부문을 석권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에도 타율, 최다안타, 출루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대호의 오릭스행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이대호에 앞서 일본에 진출했던 선배 타자들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에 진출한 한국 타자들은 모두 5명. 1998년 이종범(주니치)을 시작으로 2004년 이승엽(지바 롯데), 2007년 이병규(주니치), 2010년 김태균(지바 롯데)과 이범호(소프트뱅크)가 차례로 일본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둔 이승엽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패로 끝난 채 짐을 쌌다.
이들 선배 타자들은 이대호에게 한결같이 일본 투수들의 투구를 하루빨리 파악할 것과 용병으로써 겪게 되는 외로움을 극복할 것을 조언했다. 타자 가운데 가장 먼저 일본 그라운드에 섰던 이종범은 1일 “내가 일본에 진출했던 12년 전과 비교해 한국 야구의 위상도 높아졌고 이대호가 국제 대회에서 일본 투수들의 볼도 많이 상대해봤기 때문에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선구안을 빨리 키우고, 부진에 빠지더라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훌훌 털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범호 역시 “얼마나 빨리 상대 투수의 투구를 파악하고 적응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좌우된다”고 덧붙였다.
8년간의 일본 생활을 접고 최근 귀국한 이승엽은 지난 20일 ‘박찬호 유소년 야구캠프’에서 “나와 달리 이대호가 타율이 높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과 일본의 스트라이크존이 조금 다른데 일본 투수들의 제구가 워낙 정교하기 때문에 잘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도 이날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병규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측면의 조언을 했다. 이병규는 “힘들고 외로워도 미래를 생각하며 독해져야 한다”면서 “구단에서 통역을 붙여주긴 하지만 스스로 일본어를 공부해서 주변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