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2011’ 집행위원장… “젊고 겁없는 영화축제 한마당 엽니다”

입력 2011-12-01 17:59


“장르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올 한 해에 선보인 독립영화들을 총결산하는 축제의 마당입니다. 독립영화인들과 관객들이 어울려 우리 독립영화의 다양한 흐름과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독립영화 최대 행사인 서울독립영화제2011을 총괄하는 조영각(42·사진) 집행위원장은 1일 영화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하는 서울독립영화제는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로 시작해 금관단편영화제, 한국독립단편영화제를 거쳐 2002년부터 현재 이름으로 열리고 있다.

37회를 맞는 올해 영화제는 오는 8일부터 16일까지 9일 동안 서울 CGV 압구정에서 열린다. 타인의 의견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표시인 ‘무한 알티(리트윗)’와 장 뤽 고다르의 장편 데뷔작 이름에서 따온 ‘무한알티:내 멋대로 해라’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극영화, 실험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총 79편의 장·단편 독립영화들이 관객들을 찾는다.

7개 부문 총 2100만원의 상금을 놓고 겨룰 본선경쟁작으로는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 오멸 감독의 ‘이어도’, 정재훈 감독의 ‘환호성’ 등 48편(장편 11, 단편 37편)이 선정됐다.

조 위원장은 “실험적이고 미학적인 도전을 하면서도 당대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은 작품들이 많다”며 “사라진 것들이나 과거에 대한 회고를 통해 현재를 얘기하는 경향이 많아진 게 올해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개막작은 김꽃비 서영주 양은용 등 배우 3명에게 카메라를 맡기고 스스로의 일상을 촬영하도록 해 만든 다큐멘터리 ‘나 나 나:여배우 민낯 프로젝트’다. 국내 초청작으로는 전태일의 어머니 고(故) 이소선 여사의 마지막 순간을 담은 태준식 감독의 ‘어머니’, 한국과 일본 필리핀에서 만난 여성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경순 감독의 다큐 ‘레드마리아’ 등 27편이 상영된다. 이밖에 미국의 다양한 사회·문화적 현상을 담은 미국 독립 다큐 4편이 선보인다.

10년째 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조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영화진흥위원회 등 공적기관의 지원이 끊겨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독립영화들은 창작자들이 제도, 자본, 권력으로부터의 간섭을 거부하고 창작의지를 자유롭게 표출하기 때문에 민감한 사회문제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룬 작품들이 많아요. 그런 면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조 위원장은 “민간기업과 영화인, 일반인 등의 후원에 의존해 영화제를 꾸려가고 있다”며 “영화산업의 근간이면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담아내는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막식은 8일 오후 7시 배우 권해효와 방송인 류시현의 사회로 열리며 인기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의 축하공연도 마련돼 있다. 상영정보는 홈페이지(www.sif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