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공무원은 NO 할 수 있어야”
입력 2011-12-01 21:49
“공무원은 상명하복의 책임이 있지만 명령과 지시가 잘못됐을 경우에는 ‘그건 아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가 불이익을 당하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시 인재개발원 세종홀에서 시와 자치구에 임용된 새내기 7~9급 공무원 226명과 만나 50여분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박 시장이 강당에 들어서자 새내기 공무원들은 큰 박수와 함성으로 그를 맞았다. 박 시장은 ‘미래의 팀워크’를 주제로 한 강의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자세를 강조했다.
박 시장은 “다른 직업과 달리 공무원은 공공의 수호자, 공공 이익의 대변자”라면서 “여러분들이 기안하는 문서, 아이디어로 서울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때 제 별명이 ‘여러문제연구소’ 소장이었다. 여러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라며 “업무에 대해 늘 자료를 찾고 연구하는 습관을 가지면 그것이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통찰력을 가질 것을 주문하면서 주택정책을 예로 들었다. 그는 “출산율이 감소하고 1~2인가구가 늘고 있는 만큼 4인가구를 중시하는 정책은 바뀌었어야 했다”면서 “지금 은평뉴타운에 60평 이상의 대형가구는 안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이 “공무원이 철밥통이기 때문에 지원했느냐”라고 묻자, 새내기들은 큰 소리로 “아니요”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공무원은 그런 자리가 아니다. 여러분의 작은 결정 하나가 구체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다시 강조했다.
동대문구 소속 한 새내기 공무원은 박 시장에게 소통을 중시하는 이유를 물었다. 박 시장은 “소통은 독선을 막는 힘이 있다”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뿐 아니라 외국 도시나 신문의 인터넷 사이트 등에도 자주 들어가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새내기 공무원들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되는 ‘제1기 7~9급 신임 리더과정’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