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나라당, 공천기득권 포기 진정성 보여라
입력 2011-12-01 17:43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당의 인적 쇄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시했다. 홍 대표는 30일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참석한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정책 쇄신만으로는 국민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인적 쇄신도 해야 한다”며 “나도 국회의원을 4선이나 했다. 당을 위해 헌신할 기회가 오면 (나도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당연한 이야기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민심이반을 확인한 한나라당으로서는 정책 쇄신과 함께 무엇보다 인적 쇄신이 절박한 상황이다. 선거 패배 후 그동안 말만 무성했지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무엇 하나 제대로 한 일이 없는 한나라당이다. 홍 대표의 말이 당연하다고 느끼면서도 국민은 한나라당이 과연 인적 쇄신을 통해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에 깊은 회의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홍 대표의 말에 진정성이 담겨 있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경박하게 많은 말을 쏟아놓으며 설화를 많이 입었던 홍 대표이기에 국민은 그의 말에 깊은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이번 홍 대표의 결심에 기대를 거는 것은 그가 제시한 한나라당의 인적 쇄신 방향이 옳기 때문이다. 당 대표부터 진정으로 기득권을 포기할 각오라면 한나라당을 떠난 민심을 붙잡을 여지가 있다고 본다.
‘늙다리 정당’ ‘강남 부자 정당’ ‘무기력한 정당’‘희망없는 보수정당’의 때를 벗으려면 혼탁한 정치에 찌들어 있는 인사들을 과감히 퇴출시켜야 한다. 홍 대표의 말처럼 초선도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 측근이건, 박근혜 전 대표 사람이건 시대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지 않으면 예외 없이 퇴출시켜야 한다.
국민이 납득할 공천규정 마련과 그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공정한 시스템 구성이 문제다. 늘 그래왔듯 막판에 밀실에서 계파 간 나눠먹기를 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홍 대표는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이념의 편향성을 완화하려면 건전한 보수 세력을 대변하는 한나라당이 제대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과감한 인적 쇄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