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철휘 (5) 이번엔 연평도 포격… 북한 위해 긍휼의 기도를

입력 2011-12-01 18:05


지난달 23일은 북의 연평도 포격도발이 있은 지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날은 대낮이었다. 집무실에서 결재를 하고 있었다.

“연평도에 적의 포탄이 날아들고 있다”는 상황장교의 보고는 믿기지 않았다. 천안함 피격 사건과는 달리 명확하게 상황이 파악되고 있어 합참의 조치들은 비교적 군의 매뉴얼대로 상황 처리가 되었다고 판단된다. 나중에 언론에서 적의 포병진지를 항공기로 공격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있었지만, 정확한 현장의 상황 변화와 여러 가지 고려사항을 잘 알지 못했던 내가 언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여튼 우리는 휴전 이후 우리 땅에 최초로 적의 포탄 공격을 받았다. 그로 인해 우리의 소중한 젊은이 둘을 잃었다. 명확한 적의 포병 공격으로 비롯된 사건인지라 안보에 대한 공감대가 비교적 높아지긴 했지만, 그 원인에 대해 또 다른 주장을 펴는 이들도 있어 개운치가 않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격이다. 이 때문에 연평도 전투에서 최후까지 부여된 책임을 다하다 산화한 고 서정우 병장과 문광욱 이병에게 더 미안한 마음이다.

안보는 ‘만에 하나’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안보에 관한 한 국민의 여론이 하나로 통일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야말로 군인으로 하여금 오직 전방만을 바라보게 하는 큰 원동력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국민의 여론은 큰 힘을 발휘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머리털까지도 세고 계신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하신다.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 참으로 많은 전쟁이 있었고 그때마다 위기를 넘기게 하셨다. 심지어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고통 속에서도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하셨듯이 우리 민족도 구원해 주셨다. 그런데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을 막지 않으신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는 남북분단의 오랜 반목과 대립은 언제 끝날까? 하나님은 언제까지 북한 동포들을 사이비 종교 집단에 맡겨 놓으실 것인가?

북한이 체제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주체사상은 정치나 국가통치 이념이라기보다는 공산주의라는 탈을 쓴 일종의 사이비 종교적 이념에 불과하다. 종교 관련 인터넷 통계사이트인 ‘어드히어런츠닷컴’(adherents.com)에서도 북한의 주체사상을 주체종교라 하여 세계 10대 종교의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이 주체사상이란 종교는 불행하게도 우리 기독교의 체계를 모방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역설적이긴 하지만 지혜롭게 설득만 하면 오히려 북한 동포들이 기독교 사상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따라서 감상에 젖어 북한 동포를 돕는 일을 일회성 행사로 만족하거나 교회마다 마구잡이식, 경쟁적으로 북한을 도울 게 아니라 좀 더 조직적인 방법으로 남북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느 순간 북한선교의 문이 열리게 되면 남한의 선교사들이 사명을 감당하는 것보다 북한에서 살다 온 사람들을 강한 신앙으로 무장시켜 북에 파송한다면 거부감 없이 훨씬 효과적인 전도의 방법이 전개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작전사령관과 한국기독군인연합회(KMCF) 회장으로서 무언가 할 일 다 하지 못하고 군복을 벗은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가끔은 군과 부대에 대해 궁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휴전 직후 훈련하는 군인들을 자주 보면서 전쟁놀이가 유일한 오락이었던 어린 시절을 시작으로 해 37년간의 긴 군 생활의 긴장감이 아직 몸에 배어있는 탓인 것 같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