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교회 재부흥 해법 찾는다… 英 런던서 ‘개인주의를 넘어’ 콘퍼런스

입력 2011-11-30 20:54


“분명한 복음의 가치와 구조를 제시하자.” 유럽 대륙에 팽배한 세속주의와 반기독교적 물결 속에 기독교 지도자들이 내놓은 방안이다. 영국성공회 마이클 나지르 알리 전 로체스터 주교와 트리니티포럼 오스 기니스 대표, 네덜란드 아이메르트 미델쿱 전 국무장관 등은 지난달 2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개인주의를 넘어’ 콘퍼런스에서 “급진적인 세속주의와 황금만능, 반기독교 정서에 대해 분명한 기독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언급은 그동안 유럽 교회들이 자유주의와 다문화, 관용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내면화된 기독교를 추구했던 것과는 달리 교회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교회 성장세의 둔화, 국내 체류 외국인 130만명 시대, 농촌의 경우 다문화가정이 20%가 넘는 우리나라로서는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알리 주교는 “2000년 유럽 기독교 정신은 공격적인 세속화에 철저하게 침식을 당하고 있다”면서 “유럽 기독교인들은 이를 직시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유럽 정치가 추구하는 관용 같은 가치들은 정치적 주문에 불과하다”며 “교회는 다문화주의에 대해서도 기독교인의 환대라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니스 대표도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이슈로 다문화를 꼽고 “기독교인들은 이를 일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창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교회는 공동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델쿱 전 국무장관도 “유럽연합은 사람들을 ‘경제적 물건’으로 취급하도록 만들었다”며 “이럴수록 복음의 기치를 더 높이 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 주장은 유럽 내에서 기독교적 가치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틀을 형성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거 유럽 기독교 지도자들은 계몽주의 철학과 과학에 신학을 절충해야 한다는 타협론을 펼쳤다. 그 결과 종교적 무신론자가 증가하고 교회 스스로 계몽주의 사상에 감염되면서 세속화가 밀려들어왔다. 더구나 오늘날 유럽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독교 성장이 멈춘 대륙이며 개신교인이 3%에 불과한 실정에서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다급함이 담겨 있다.

유럽 다문화정책과 관련, 최근 영국과 독일 등에서 실패를 자인하고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독 지도자들은 다문화정책이 다양한 민족과 국민을 연합하지 못하게 하고 오히려 분리주의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유럽의 기독교적 유산이야말로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이룰 수 있는 해결책으로 봤다.

크리스천컨선 안드레아 미니치엘로 윌리엄스 대표는 “유럽 교회는 일관되고 화합 가능한 복음의 목소리와 이에 따른 계획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