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세쌍둥이 무전병 “우리는 전우”… 연평도 도발 계기 동반 입대 같은 부대·생활관에서 복무

입력 2011-11-30 18:53


“우리 형제 셋이서 한 부대, 한 생활관에서 군 복무를 한다는 건 최고의 행운입니다. 남들보다 세 배 열심히 근무하겠습니다.”

육군은 30일 세 쌍둥이 김명곤·명규·명기(21) 일병이 경기도 남양주 7포병여단에 같이 근무하면서 전우애와 형제애를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누구보다 군 복무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통신소대 소속으로 무전병이라는 주특기까지 동일한 데도 한 부대에 배치되는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목격하고 동반 입대를 결심했고 지난 3월 이 부대에 배속됐다.

세 쌍둥이는 얼굴, 체격은 물론 목소리도 거의 똑같은 데다 안경까지 비슷한 모양을 쓰고 있어 구분하기 쉽지 않다. 같은 날 1분 간격으로 태어나 초·중·고교는 물론 강원도 속초 경동대 IT공학부에서 같이 공부했다. 중1 때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지만 쾌활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생활관 최고의 분위기메이커다.

유격 훈련 100㎞ 행군에서는 서로 군장을 들어주며 완주하기도 했다. 또 지난 7월부터 부대가 펼치고 있는 금연캠페인에 적극 참여해 단번에 담배를 끊었다. 세 쌍둥이는 개인화기 사격 20발 가운데 18발을 명중시킨 특등사수로 체력 역시 특급을 받았다.

재미있는 일화도 적지 않다. 야간 불침번 근무 교대 중 전번 근무자가 나란히 누워 자는 세 쌍둥이를 구별 못해 모두 깨우기도 했고 형제가 서로 팀이 나뉘어져 축구 경기를 할 때는 다른 병사들이 누가 자기 팀원인지 몰라 공을 아예 주지 않는 일도 있었다.

같은 생활관의 장성우(22) 일병은 “처음엔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워 이름을 다르게 부르는 실수가 많았다”면서 “지금은 형제가 다른 전우들도 친형제 같이 배려하고 챙겨주어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세 쌍둥이의 꿈은 게임프로그래머가 돼 자신들의 이름을 건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제대 전까지는 열심히 국방 의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