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때부터 붓 잡은 서예가 허회태 ‘붓 예술 50년’ 진수 선보인다

입력 2011-11-30 18:54


전남 순천이 고향인 서예가 허회태(55·사진)씨는 다섯 살 때 붓을 잡았다. 당시 서당 훈장이었던 큰아버지(허영재씨)가 조카의 재능을 발견하고 한문과 서예를 가르친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붓글씨에 두각을 나타낸 그는 중학교 때 성균관대 주최 학생 휘호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았고, 고교 때는 교내 초대 개인전을 열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예를 시작한 지 올해로 50년째를 맞은 그가 ‘붓 예술 50년’이라는 타이틀로 3일부터 8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전시를 앞두고 30일 서울 방배동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반세기 동안 작업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서예의 현대화 및 세계화를 추구해 온 작품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자연 또는 인체의 이미지를 한번의 붓 터치로 그려내는 허씨는 10여년 전 자신만의 독특한 서체인 ‘이모그래피(Emography)’를 창안했다. 이모그래피는 ‘Emotion’(감정)과 ‘Graphy’(그림 형식)의 합성어로 전통 서예와 현대 회화가 결합된 새로운 예술 장르를 뜻한다. 2006년 독일 베를린과 2009년 미국 뉴욕 등 해외 전시를 통해 언론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기운 넘치는 획을 사용하되 표현은 회화적으로 한다면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독창적인 서법(書法)을 창안하게 됐다”는 그는 이번 전시에 이모그래피 60여점과 이를 응용한 추상 회화 7점을 선보인다. 허씨는 “50년 세월의 성찰과 사색이 오롯이 담긴 작품들은 나의 분신과 같다”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