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뺨치는 상금… 중국, 골프계 큰손 되나

입력 2011-11-30 18:52

중국 기업들의 돈 씀씀이에 세계 골프계가 술렁이고 있다. 초청대회임에도 메이저급 대회에 버금가는 상금을 걸어 정규대회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지난 10월 말 상하이에서 열린 레이크 말라렌 마스터스 대회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세계2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3위), 헌터 메이헌(미국·19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이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나 유럽프로골프투어의 공인 대회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급 선수들이 나선 것은 엄청남 상금 규모 때문이다.

레이크 말라렌 대회는 출전 선수가 30명에 불과 소규모 대회였지만 대회를 주최한 중국의 부동산 재벌 젠스는 총상금으로 500만 달러를 내걸었다. 젠스는 선수 초청비로만 1950만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젠스는 내년 대회에는 총상금을 800만 달러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혀 세계 골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PGA 투어 일반 대회의 총상금이 500만∼600만 달러고,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 브리티시오픈의 총상금도 750만 달러를 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액수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는 단번에 역대 최다인 200만 달러의 우승상금을 벌었다.

이에 앞서 홍콩에 기반을 둔 부동산 업체 ‘수이 온 랜드’는 매킬로이, 웨스트우드, 이안 폴터(잉글랜드) 등을 초청해 상하이에서 마카오까지 7개 도시의 8개 코스를 돌며 대결하는 이벤트 대회를 신설했다.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상금을 걸고 대회를 여는 바람에 정규대회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레이크 말라렌 대회는 유럽프로골프투어와 PGA 투어가 공동 주최하는 HSBC 챔피언스 1주일 전에 열려 투어 관계자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