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장학생 선발 엉터리 많다
입력 2011-11-30 18:49
중·고교의 장학생 선발 기준이 엉터리여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 각 시도교육청의 특별장학금(2010년 35억원 규모) 집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장학금이 ‘특출한 재능이 있으나 학비 부담이 어려운 학생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과 달리 성적 좋은 학생들에게 주로 주어지고 있었다고 30일 밝혔다. 권익위는 “특히 빈곤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장학금이 부유층이나 교직원 자녀에게 주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A고교는 부모 월 소득이 530만원 이상인 학생을 성적 우수자라는 이유로 특별장학생으로 선발했고 B고교는 학교 교사 자녀에게 같은 이유로 3년간 특별장학금을 지급했다. C교육지원청의 경우 지난해 특별장학생 35명 중 34명, 올해 37명 중 35명이 전교 1등이었다.
기업체나 독지가가 후원하는 외부 장학금(2010년 1400억원 규모) 대상자도 구체적 기준 없이 임의로 추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D교육청은 외부장학금 지급 기관으로부터 ‘성적이 양호하며 학비 조달이 곤란한 자’를 추천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도 기초생활수급자 자녀 대신 성적 우수자를 추천했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장학금 지급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시도교육청에 권고했다. 권고안에는 장학생 선발 세부기준 마련, 장학생선발위원회 회의록 작성 의무화 등이 포함됐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