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2013 WBC 우승감독 되고싶다”

입력 2011-12-01 01:10

“이제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습니다.”

감독 부임 첫 해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패권과 아시아시리즈 우승이라는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48) 감독이 또 다른 목표를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류 감독은 30일 “한국 야구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면서 “이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우승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WBC 대표팀을 이끌고 싶다”는 평소의 바람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는 특히 “다른 감독님들은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자리를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나는 한번 해보고 싶다”며 국가대표 사령탑에 올라 세계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WBC와 올림픽이 각각 정규리그 개막 직전과 리그 중반에 열리는 탓에 프로야구 현역 감독들은 그동안 대표팀 감독을 고사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차기 국제대회 감독은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맡는 것으로 못을 박았다. 류 감독이 2013년에 열리는 WBC에서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 위해선 내년 한국시리즈에서 2연패를 달성해야 한다.

류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숱한 국제경기에서 경험을 쌓은 데다 올해 아시아시리즈에서 한국팀으로는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큰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2006년과 2009년 열린 1·2회 WBC에서 수비·작전 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해 김인식 감독을 보좌했다. 또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똑같은 보직으로 조범현 감독을 도와 금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국제대회 첫 사령탑을 맡은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도 우승해 자신의 지도 철학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내년 시즌 프로야구 팀 운영 구상에 대해선 올해 뜻대로 실천하지 못한 ‘공격야구’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일본에서 복귀하는 이승엽을 공격야구의 ‘핵’으로 꼽았다. 그는 “야구 선수로서 생활과 자세 등에서 본보기가 되기 때문에 선수들 전체가 업그레이드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전했다. 류 감독은 기용 방식에 대해선 “이승엽은 3번 자리가 가장 잘 어울린다. 4번 최형우와 연이어 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내년에 3번 이승엽-4번 최형우-5번 박석민 순서로 삼성의 클린업트리오를 꾸릴 계획이다.

한편 류 감독이 이끄는 선수단은 이날 밤늦게 인천공항에 도착, 삼성 선수단은 아시아시리즈 우승 펼침막을 펼쳐 기념사진을 찍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