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여검사’ 진정 여성, 지역인사들과 어울려… 부산·창원 檢·警·法 좌불안석

입력 2011-11-30 21:19


부산·창원 지역 검·경·법조계가 ‘벤츠 여검사’ 사건의 진정인으로 인해 ‘불똥’이 튈까 긴장하고 있다.

30일 부산지검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7월 당시 C씨(39·여)가 A검사(36·여)와 부장판사 출신 B변호사(49) 등을 상대로 검찰과 언론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세간에 복잡한 관계와 의혹들을 쏟아내고 있다. 따라서 벌써부터 지난해 ‘스폰서 검사’ 사건, 나아가 ‘제2 법조비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씨와 B변호사의 관계는 지난해 10월 채권·채무 관련자로부터 공갈 등 혐의로 피소된 C씨의 사건을 B변호사가 선임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B변호사와 각별한 관계로 발전한 C씨는 B변호사와 A검사의 관계를 눈치채고 이들을 떼어놓기 위해 최근 행동에 돌입했고, 이 과정에서 각종 고소와 진정이 이어졌다.

부산 법조계 김모(58)씨는 C씨에 대해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낸 모 정치권 인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판·검사와 변호사, 경찰 고위 간부 등 수십명을 만나고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안다”며 “C씨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를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두 차례 이혼 경력이 있는 C씨는 만나는 사람들을 자신의 아파트 등에 곧잘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C씨는 수시로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고 상대방과의 대화는 항상 녹음한 뒤 상대방 협박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형사사건과 관련해 C씨를 조사했던 한 검찰 수사관은 “C씨가 내연남의 부인을 폭행하고, 기간제 교사의 취업을 미끼로 금품을 받는 등 죄질이 불량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부산 모 법무법인 사무장 이모(55)씨는 “검찰과 경찰, 법조계 등의 관계자들이 C씨에게 수억원의 사기를 당하고, C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엔 골프채, 명품 의류, 현금 등을 도난당한 경우도 있다”며 “모두가 ‘쉬쉬’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한편 부산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최성진)는 이날 A검사가 B변호사의 고소 사건과 관련해 동료 검사에게 청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검사는 지난해 10∼11월 창원지검의 동료 검사에게 전화해 사건이 빨리 처리됐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고, 동료 검사는 으레 “예, 예, 알겠습니다”라고만 답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A검사에게 벤츠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B변호사를 해외도피 등을 우려해 출국을 금지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